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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강림 대축일/성령의 열매

여울가 2023. 5. 28. 21:22

2023.5.28[성령 강림 대축일(청소년 주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40일 동안 지내셨습니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서 기뻤습니다. 10년이고 20년이고 예수님과 함께 살고 싶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엄마가 주는 젖을 먹으면서 자라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더 이상 엄마의 젖을 먹지 않습니다. 엄마도 아이에게 더 이상 젖을 물리지 않습니다. 아이는 이제 스스로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 비로소 독립된 삶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왜 ‘승천’하셨을까? 만일 예수님께서 승천하지 않으셨다면 제자들은 엄마의 젖을 찾는 아이처럼 계속 예수님께 매달렸을 것입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예수님을 찾고, 기쁜 일이 있으면 예수님을 찾고, 예수님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홀로 설 수 있도록 ‘승천’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천사들은 분명하게 말하였습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만 쳐다보느냐? 사람의 아들은 다시 오실 것이다.” 그러니 제자들은 이제부터 젖을 뗀 아이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 승천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오늘은 성령강림 대축일입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은 교회의 생일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제자들은 다락방에 모여서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오순절 날, 주님께서 승천하신 후 10일이 되는 날입니다. 성령께서 불혀 모양으로 제자들에게 내려왔습니다.

제자들은 모두 성령의 은사를 받아 저마다 소리 높여 기도하였습니다. 그때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들의 말로 제자들의 기도를 알아들었습니다. 이때부터 제자들은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이제 교회의 시대, 성령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부활하신 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약속하셨습니다. 제자들은 기도 하면서 자신들의 내면에 있는 성령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신 후 ‘숨’을 넣어 주셨습니다. 숨은 하느님의 영입니다. 숨은 성령입니다.

성령은 우리가 굳이 찾으러 갈 필요가 없습니다. 성령은 느끼는 것이고, 깨닫는 것입니다. 성령을 느끼고 깨닫기 위해서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성령을 느끼고 깨닫기 위해서는 말씀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성령을 느끼고 깨닫기 위해서는 기도해야 합니다.

가난한 이, 불쌍한 이에게 연민을 느끼는 사람은 성령과 함께 사는 사람입니다. 그들을 위해서 기꺼이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은 성령의 열매를 맺는 사람입니다. 강도당한 사람을 외면했던 레위는 율법을 많이 알았어도 성령과 함께 살지 못했습니다. 강도당한 사람을 외면했던 사제는 제사는 지낼 수 있어도 성령의 열매를 맺지 못했습니다.

강도당한 사람을 여관으로 데려갔던 착한 사마리아 사람은 성령과 함께 사는 사람입니다.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성령과 함께 사는 사람입니다. 교만한 사람은 기도를 많이 했어도 성령과 함께 사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의 교만과 위선을 꾸짖었습니다. 제자들에게 그들의 행위를 따라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청했던 세리는 성령과 함께 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리의 기도를 칭찬하셨습니다. 뉘우쳤지만 절망에 스스로 목숨을 버렸던 유다는 성령과 함께 살지 못했습니다. 닭이 울자 회개의 눈물을 흘렸던 베드로는 성령과 함께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우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우리가 진심으로 뉘우치면 성령께서 함께 하십니다.

오늘은 성령강림 대축일입니다. 성령은 은사입니다. 교회는 성령의 은사를 구체적으로 7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령의 은사는 ‘슬기, 통달, 의견, 지식, 굳셈, 효경, 두려움’입니다.

그리고 이 은사는 우리가 받아들일 때, 열매를 맺습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입니다. 성령의 은사를 통해서 성령이 주시는 열매를 맺으시기 바랍니다.

성령은 따뜻함을 주고, 용기를 주고, 희망을 줍니다. 성령의 열매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마음에 따라 풍성하게 열립니다. 오늘 성령강림 대축일을 지내면서 우리 모두 성령의 은사를 받아, 삶을 통해서 성령께서 주시는 열매를 풍성하게 맺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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