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랑스런 그리스도인/하느님은 나의 전부

그리스도성체성혈 대축일 미사

여울가 2023. 6. 11. 10:51

그리스도 성체성혈 대축일

원래 그리스도 성체성혈 대축일은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내고 그 주 목요일로 지정되었는데, 교회 편의상 다음 주일로 지내고 있다.

오늘 미사에서 신부님 강론을 통해
들은 이야기...

▶오르비에토 대성당 

이탈리아 로마에서 피렌체를 향해 100㎞쯤 가면 푸른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성채 같은 작은 도시, 오르비에토(Orvieto)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 위치한 오르비에토 대성당(오르비에토의 두오모)은 ‘볼세나(Bolsena)의 기적’을 기리기 위해 1290년부터 300년 동안 건립됐다. 이 기적을 둘러싼 일화는 12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라하의 베드로 신부는 평소
‘매일 영하는 제병과 포도주가 과연 그리스도의 몸과 피일까?’라는 의구심으로 괴로워하다 1263년 1년간 로마로 성지순례를 떠났다.

베드로 사도의 무덤을 찾아 흔들리는 신앙을 추스르기 위해서였다.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오르비에토에서 멀지 않은 볼세나의 산타 크리스티나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던 중 또 다시 시험에 들었다.
‘이 성체와 성혈이 정말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일까.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그분이 맞는가?’

미사 내내 성체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현존에 대해 갈등하던 그는 성찬의 전례 도중 깜짝 놀랐다.
성체에서 피가 “뚝 뚝”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성체에서 흘러내린 피는 사제의 손가락을 적시고, 성체포와 제대 위로 떨어졌다.

베드로 신부는 속내를 들킨 것 같아 처음에는 피를 감추려고 했으나 곧 미사를 중단하고 오르비에토에 있던 우르바노 4세 교황을 찾았다.

진상조사 결과 사실임이 밝혀지자 교황은 피를 흘린 성체와 피가 묻은 성체포를 오르비에토로 모셔오도록 했다. 이어 성체를 공경하는 날로 성체 성혈 대축일을 제정했다. 지금도 오르비에토 대성당에 가면 기적의 성체포를 볼 수 있다.


▲이탈리아 오르비에토 대성당 내 기적의 성체포.(사진 출처: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