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가톨릭 성지순례(국내)

[경북/경주]산속 깊은 골짜기의 진목정 성지

여울가 2015. 1. 5. 22:22

 

경주 산내면 산중에 위치한 진목정성지는

허인백(야고보), 이양등(베드로), 김종륜(루카)이

박해를 피해 숨어 살던 범굴과

 울산 장대벌에서 순교한 후 시신이 안장되었던 의묘가 있다.

 

이양등은 울산 죽령 교우촌의 회장으로

병인박해를 피해 이주해 온 허인백과 김종륜을 만나

서로 권면하면서 신앙생활을 했다.

그때까지도 이곳은 비교적 안전했지만

2년 뒤인 1868년 포졸들이 교우촌에 들이닥쳐

경주 진영으로 끌려간 세 순교자는

 혹독한 문초와 형벌을 받은 후

사형선고를 받고 울산 장대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했다.

 

이들이 순교한 후 허인백의 부인 박조예는

순교자들의 시신을 거두어 장대 인근의 강둑 아래에 안장했고,

 박해가 끝난 후인 1907년 박조예의 확인을 거쳐

 순교자들의 유해가 발굴되어 유족들에 의해

경주시 산내면 진목정 뒷산인 도매산에 안장되었다.

 

그 후 1932년 5월 말 순교자들의 유해는

월배동 감천리에 있는 교회 묘지로 옮겨졌고,

1962년 10월 교회 묘지 산상에 있는 성모상 앞의 석함에 옮겨 안치되었다가,

1973년 10월 대구시 동구 신천 3동에 있는 복자 성당으로 옮겨 안장되었다.

 세 순교자는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다.

 

성지 입구의 다리를 건너면 공소와 의묘는

오른쪽에, 피정의 집과 범굴은 왼쪽으로

갈라진다.

 

사람의 그림자는 찾기 어렵고 초라한 모습의

산속 성지가 차가운 겨울 날씨로 쓸쓸함을 더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