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가톨릭 성지순례(국내)

[울산/울주]아름다운 영남 알프스 자락의 성지, 살티공소

여울가 2015. 1. 5. 22:29

 

가지산 깊은 산속의 살티공소...

 

진목정에서 구비구비 가지산 줄기를 타고

오르다 보면 멋진 산등성이들과 함께 유명한 사찰 표지판들이 눈에 들어온다.

청도 운문사와 울주 석남사...

멋진 경치가 눈아래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영남알프스의 줄기 자락들에 탄성을

지르면서...

 

들르지 못해서 좀 아쉬운 석남사와 바로 이웃해 있는 살티공소1868년)는

아주 작은 하얀 건물이다.

인근의 간월 공소와 대재 공소가 박해로 파괴되면서 설립되어

부산 교구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공소이다.

 

박해 시대에는 수목이 울창하고 맹수가 많아 사람이 찾아 들기 힘든 은밀한 지역이었기에

신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피난처였다.

혹독한 박해가 끝나고 신앙의 자유가 허용된 이후

안살티에 정착해 살던 신자들은 논밭을 일굴 수 있는 평지를 찾아

현재의 공소가 있는 살티로 내려와 교우촌을 이루며 살았다.

 

공소에서 마을을 지나 300m 쯤 걸어내려가면

 이곳에 복음이 전래된 초기부터 활동했던 김교희의 손자인 김영제 베드로(1827~1876)와

그 동생 김아가타의 묘소가 있다.

김영제베드로는 극심한 고문으로 인한 장독(杖毒)으로

고생하다가 살티에서 치명하였다.

 

후손들에 의해 순교자들의 신앙의 맥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살티는

 초대 교회 때부터 이어온 교우촌이자 최재선 주교를 포함해

많은 성직자를 배출한 성소(聖召)의 고장이다.

 

공소 입구의 '천주교당' 과 안내문이

붉은글씨로 새겨져 있어서 순교의 핏빛이

떠올라 숙연해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