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가톨릭 성지순례(국내)

[인천]한국최초의 영세자 이승훈베드로 묘소

여울가 2015. 1. 16. 19:10

 

인천 남동구 반주골에는 한국 최초의 영세자이자

 창립 선조의 한분이신 이승훈 베드로의 묘와

장남 이택규와 3남 이신규 마티아 순교자의 묘가 있다.

24세의 젊은 나이에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벼슬길을 단념한 그는

당대의 명문가인 마재의 정씨 가문 정약용의 누이동생과 결혼하여

그들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다.

 

당대의 석학들과 함께 천진암 강학회에 참석하던 중

이벽의 권유로 1783년 말 동지사를 따라 북경으로 가서 교리를 배워

이듬해 그라몽 신부에게 세례를 받고 한국 최초의 영세자가 되었다.

 

영세 후 교리서와 성물 등을 갖고 귀국해 강학회 동료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명례방 집회를 갖고 가성직제도를 주도하는 등 신자 공동체를 형성시켜

 마침내 한국 천주교회를 창설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을사추조적발사건(乙巳秋曹摘發事件)과 조상 제사 문제, 부모의 적극적인 반대 등으로

잠시 교회를 떠나기도 했으나 다시 돌아와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하였다.

 

조선 교구 설정 150주년을 기념한 1981년 반주골에 안장되었던 이승훈의 유해는

천진암의 한국 천주교회 창립 선조 묘역으로 이장되어

정약종, 권철신 · 일신 형제, 이벽 옆에 나란히 모셔졌다.

 

그 후 이승훈 묘는 2011년 12월 인천시 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되었다.

 인천교구는 2014년 1월 묘역 일대를 역사문화기념관과 순례길 등을 갖춘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을 발표했다.

 

인천 남동구 정수사업소 뒷산에 있는

묘지는 자동차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혀 있어서 10여분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아버지 이승훈 묘지 아래 장남과 순교자인

삼남이 나란히 묻혀 있다.

 

약간의 눈발이 흩날리며 바람까지 세게

부는 반주골 묘지를 혼자 돌아보고 내려오는

길에 서산에 기울어가는 해가 왜 그리 슬퍼

보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