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강원도

[삼척] 동양 최대의 환선굴

여울가 2010. 12. 29. 14:11

이젠 1박2일도 힘에 부쳐서 힘이 드네...

겨우 겨우 걸음을 내 딛는다는 느낌이 들면서 누가 등 뒤에서 자꾸 잡아 댕기네...

더덕구이를 맛있게 먹고 힘을 비축하였건만 환선굴의 모노레일을 타는 데까지 가는데 벌써 기진맥진...

예전에는 이 모노레일이 없어서 굴 입구까지 걸어 갔었는데

그나마 엄청시레 다행인 것을...

전망이 뛰어난 모노레일 타고 환선굴로 오르는 길에 눈발이 휘날린다.

 

옛날 신기면 대이리 마을 촛대바위 근처의 폭포와 소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멱을 감곤 하였는데

마을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하자 환선굴 부븐에서 천둥, 번개와 함께 바위더미가 쏟아지면서

촛대바위 근처의 폭포와 소가 마르고

환선굴에서 물이 넘쳐 현재의 선녀폭포를 이루었다.

그 후 사라진 여인을 선녀가 환생한 것이라고 믿고 주민들은 제를 올리고

마을의 평안을 기원했다는 설과...

또는 어느 스님이 굴로 들어 갔는데 다시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해

신선이 되었을 거라하여 환선굴이라고 한다고..

 

이곳 환선굴은 1997년 10월에 개방하였고 약 5억3천만년 전 고생대에 생성되었으리라 추정한다.

 

 

 

 

 

 

                                                                                            통방아와 굴피집

 

 

 

 

                                                             동굴 천장의 석회석 물이 떨어지면서 만들어진 유석의 일종

 

                                                                                    자연이 만든 하트모양

 

 

 

 

 

 

 

 

                                                      백색유석 : 유석 위로 흐르던 물이 마르면서  백색의 탄산염가루가 굳음.

 

 

 

 

*굴피집과 너와집의 차이가 궁금하여...

 

정연휘 / 시인

 

너와집과 굴피집

 

 

강원도 최남단 태백산맥과 긴 연안을 끼고 있는 삼척은 천혜의 관광 휴양지이다.

그것도 지상과 지하에서 맞이하는 조화로움에 기쁨이 두배이다.

지상의 수려한 산하와 청정한 바다와 맑은 공기에 더하여

5억 3천년 동안 흰 속살을 감추었다 드러낸 대이리 동굴군의 환선굴과 대금굴

그리고 관음굴의 지하궁전의 신비한 세계가 21세기에 와서 잠깨 일어나

삼척을 세계적인 동굴도시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땅 삼척에 민속학자나 문인들이 관심을 증폭시키는 곳은,

천혜의 관광지나 동굴세계의 신비도 좋지만,

그 보다 더 소중한 것은 민속신앙과 민속자료가 원형대로 아직까지 잘 보존되고 있음에 있다.

그 관심의 곳은 삼척관내 두군데 마을이다.

두 마을 모두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그 하나는 ‘너와집’과 ‘민속유물 10여점’이 민속자료 제33호로 삼척시 도계읍 신리의 신리민속촌 지정이다.

또 하나는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의 ‘너와집’과 ‘굴피집’등 민속자료 제221호, 제222호, 제223호로 문화재위원회에서 지정하였다.

삼척은 민속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원형이 잘 보존되고, 현재에도 진행되는 민속의 속살, 민속의 보고라 한다.

 

이러한 삼척은 민간신앙의 모산인 두타산과 쉰움정의 치성단 군락과

바닷가 신남리의 남근숭배민속이 예부터 지금까지 원형대로 전승되고 있는 곳이기에

신리와 대이리의 ‘너와집’과 ‘굴피집’이 원형대로 지금까지 보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삼척의 신리와 대이리에서만 볼 수 있는 산골의 특수한 환경을 잘살려 만든 집이 ‘너와집’과 '굴피집‘이다.

가옥의 형태는 여러 가지이나 사회생활의 최소단위는 가족의 주거가 그 기본이다.

가옥은 각지의 지형, 지질, 기후, 식물생태등의 차이에 따라서 모양이나 구조, 또는 건축 재료등에 특색이 있다.

우리나라 논이 흔한 평야지대에서는 흔한볏집으로 지붕을 이었듯이,

산간마을의 화전민들은 화전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면서 산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껍질이나 나무판자로 지붕을 잇는 너와집과 굴피집일 수 밖에 없었다.

원래 너와집은 개마고원을 중심으로한 함경도와 평안도 산간지역, 태백산을 중심으로한

강원도와 울릉도 지역등 수목이 울창한 지대에 분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리 너와집은 1975년 10월 13일 문화재 위원회에서 중요민속자료 33호로 지정하여

선인들의 산간문화를 보존하도록 하였다.

너와집은 소나무를 쪼개어 갈라 판자를 만들어 기와형태로 쓰는 것이다.

 너와 판자의 두께는 3~4cm, 길이는 30~45cm, 너비는 20~25cm정도로 제작된다.

지붕은 맞배지붕으로 중도리를 받치는 동자주를 건물 끝까지 세워서 맞춘 것으로,

지붕에는 먼저 흙을 깔고 처마 끝에 너와를 몇 줄 나란히 놓는다.

그 사이에 틈이 생기면 이것을 메꾸는 방법으로 계속하여 이어 나가면 너와집이 된다.

이렇게 전체 지붕면을 잇고 등마루, 내림새 마루, 추녀마루를 너와와 흙으로 덧쌓아서

그 선이 두드러지게 하면서 동시에 일정한 곡선을 이루게 된다.

너와가 강풍에 날리는 것을 막기 휘해 10~15cm 정도의 무거운 돌에 얹거나 통나무를 처마와 평행으로 지붕면에 눌러 놓기도 한다.

너와집에 누우면 하늘이 보이고, 불을 때면 연기가 펄펄 새어 나가는 틈새가 우스워 보이지만

그것은 환기작용을 하는데 유용하고, 비가오면 습기를 먹는 나무가 방수효과를 낸다는 것은 웬만해서는 모르는 일이다.

너와의 수명은 10~20년 정도인데, 이은지 오래되면 2~3년마다 부식된 너와를 새것으로 갈아 끼워주어야한다.

또 한가지 특징은 방과 부엌과 소를 키우는 외양간이 한지붕 아래 붙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만이 외부 짐승들의 침입으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고, 겨울에는 보온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신리에는 너와집 2채 이외에도 가구와 집기들

 -물레방아. 통방아. 나무김치 통인 채독. 화티. 설피. 창. 주루막등-  10여점이 민속자료로 지정 보전되고 있다.

채독은 피나무 속을 완전히 파낸 뒤 풀을 이겨 발라 국물이 새지 않도록 한 통나무 그릇인데,

깊은 산간 오지 혹한의 추위에도 보온이 잘되어 김치맛이 좋다고 한다.

채독은 싸리로 만든 식량저장독인데 싸리를 항아리처럼 배가 부르도록 엮고

바닥을 네모진 널판으로 막아 쇠똥을 바른 후 그 위에 진흙을 덧발라 말렸는데, 여기에 감자나 콩을 저장했다.

불씨를 보관하는 화티는 부뚜막 옆에 진흙을 쌓아 만든 화구로, 불씨가 죽으면 집안이 망한다하여 중요하게 여겼고, 또한 화로 역할을 겸하였다.

너와집 안방에는 산간주택의 특징 중의 하나인 코쿨이 있다.

코쿨에 관소불을 피워 굴뚝식 조명시설이자 난방을 겸하였는데,

아랫방 모서리에 흙을 원통처럼 쌓아 올려 온기가 천장을 통해 부엌으로 나가게 되어 있다.

원통 밑부분에 구멍을 뚫고 관솔을 지핀다.

설피는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린뒤 신고 다니던 눈신발로

허리까지 쌓인 눈위로 걸어도 눌에 빠지지 않는 눈신발이다.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는 동굴도시로 거듭나는 삼척 동굴의 심장부이다.

환선굴과 대금굴 그리고  관음굴 등 대이리 동굴군이 있어 5억3천년 동굴의 신비가,

지하 궁전이 속살을 드러내는 곳으로 이 곳에 대이리의 너와집과 굴피집과 통방아가

중요민속자료로 1989년 3월 7일에 지정된 골말 대이리이다.

굴피집은 너와집과 똑같은 구조의 건축물인데,

지붕을 잇는 재료가 소나무를 쪼개어 만든 너와가 아니고,

참나무 껍질인 굴피로 지붕을 이어서 굴피집이라고 한다.

대이리 골말은 대이리 골짜기 끝자락에 자리하였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끝골이니 더 이상 갈 수 없는 땅인데, 그 끝에 환선굴이 있고,

환선굴은 97년도에 입장객을  받았고,새로히 대금굴이 개장되어 골말 오지는 동굴관광객으로 북새통이다.

오지의 흔적은 350여년전 처음 지어진 중요민속자료 제223호인 고 이종옥 할아버지가 12대째 대물림으로 살아가는 너와집과,

이종욱 할아버지의 너와집에서 분가하여 간 굴피집과 1백년전 마을 방앗간으로 세워진 통방앗간이 오지의 흔적이고,

그것들은 강원 오지의 전형으로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다.

굴피집은 중요민속자료 제223호로 지정되고, 현재 식당으로 관광객을 받고 있어, 허름한 너와집에 비하면 아직까지 정갈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너와집과 굴피집이 있는 골말은 ‘정감록’사본에도 기록된 터이다.

어느 풍수학자가 ‘풍수가 찾던, 걱정 불안이 없는 땅은 어머니의 품안과 같은 곳’이라며 골말이 바로 그런 곳이라 했다.

이 골말은 6·25때 북한군 치하에서도 무사했던, 전쟁을 모르고 지냈던 오지 중의 오지였다.

지금은 외나무다리로 계곡을 걸어 다니던 육지의 섬이 아닌 2차선 도로가 열리고,

하루에도 수백대의 관광버스가 북새통을 이루는 동굴관광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그 북새통 속에 대이리 골말의 너와집과 굴피집과 통방아는 강원 산간문화의 전형으로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참으로 다행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