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인 눈부신 아침님과 새벽 산책을 나섰다.
마침 내리던 비가 잠시 그쳐서 호텔 1층에서 청풍호 쪽으로 나 있는 산책길을 찾았다.
비를 맞아 한껏 싱그러운 풀과 나무들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청풍호는 밤새 내린 비로 황토색을 띄고 있긴 하지만
배경으로 펼쳐진 산들의 푸르름과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진도 찍으면서 정담도 나누면서
노을물든 다리까지 가 보자며 걷는데 얼마쯤 가다보니 길이 딱 막혀 있다.
축조된 바위들이 무너져 내려 산책길을 가로막아 버린 것이다.
아쉽게도 산책은 여기서 끝났지만
달콤한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실컷 마시고 나니
내 마음과 몸이 하늘로 날을 것 같은 상쾌함으로 가득해진다.
산책길에 만난 시 한편......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오리며 울었습니다.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번지 점프장이 바로 코앞에 보이네...
소나무 새순들이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서 있는 모습이 꼭 군인들이 사열을 받는 것 같다.
걷기에 알맞게 정돈되어 있는 산책로 풍경
태양열 전지판을 머리에 인 가로등 - 저 먹을 건 스스로 자급자족한다...
탈피를 끝낸 어린 매미가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오르막길
내리막길
무너져 내린 바윗돌들이 길을 막고 있다.
가슴 아려오는 싯귀들이 적힌 나무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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