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가톨릭 성지순례(국내)

[부산]죽어서도 나란히 묻힌 형제 순교자 묘

여울가 2015. 1. 7. 20:16

 

죽어서도 나란히 묻힌 형제순교자 묘...

 

부산시 강서구 생곡동 배씨 가문의 선산에는

 병인박해 당시 신앙을 증거하고 죽음을 택한

조석빈과 조석증 형제 순교자의 묘가 있다.

 

창녕 조씨 김해파의 30대 손으로 태어난 석빈과 석증은

 천주교에 입교한 후 열심히 선교 활동을 했다.

조씨 형제는 모습과 나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었으나

학문과 인품이 뛰어났으며 한문 성경을 한서 속에 감춘 나무상자를 매고

주로 양반들을 찾아다니면서 천주학 연구와 전교에 앞장섰다.

생곡의 배씨 사랑방에도 자주 들러 유학과 서학의 비교 연구에도 힘썼다.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나고 2년 뒤인 1868년 무진년에 두 형제는

 가락면 상덕리 편도 부락에서 포졸들에게 체포되었다.

 동래 아문으로 끌려간 이들은 배교를 강요하는 관헌에 의해 혹독한 고문을 당하지만

배교를 거부하고 끝까지 신앙을 증거하다 김해읍 왜장대에서 참수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시신은 사학죄인이라 하여 문중의 반대로 선산에 묻히지 못하고 방치되었는데,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이웃의 고 배문한 신부의 3대조인 배정문 공에 의해 집 뒤 언덕 밭에 암장되었으며,

그 후 배문한 신부 본가에서 4대에 걸쳐 조씨 형제의 묘를 보호 · 관리하여 왔다.

 

조씨 형제의 순교에 관한 구전이 배씨 집안을 통해 대대로 전해오다가

1989년 6월 부산교구에 의해 묘지 발굴과 확인 작업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