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가톨릭 성지순례(국내)

[부산]거룩한 순교자들의 치명지,장대골 성지

여울가 2015. 1. 7. 21:28

 

거룩한 순교자들의 치명지,

부산 수영 장대골성지...

 

우리나라 최대 항구 도시인 부산에는 병인박해(1866년) 당시

광안동에 경상 좌수영이 있어서 붙잡혀 온 천주교인들을 이곳에서 처형하곤 했다.

오늘날 동네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수영 장대골에서는

병인박해 당시 동래의 전교회장이던 이정식 요한을 비롯한

 8명의 천주교인들이 군문효수형으로 처형되었다.

 

이정식은 부산 동래 출신으로 젊어서

무과에 급제하여 여러 무임을 거치던 중

59세의 나이에 천주교에 입교한 후 무관직을 사임하고

가족과 이웃들을 권면하여 입교시키는 등

누구보다 수계와 전교에 열심이었다.

이런 이유로 동래의 전교회장이 되어

자신의 본분을 다하던 중 병인박해가 일어났다.

 

병인박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그는 가족들과 함께

기장으로 몸을 피했다가 1868년 봄 울산으로 다시 피신했다.

그러나 박해가 점점 심해지고 동래 포졸들 역시

갑자기 사라진 사람들에게 의심을 품고 그들의 종적을 찾았다.

결국 이정식의 가족은 울산에서 다른 교우들과 함께 체포되어 동래로 이송되었고,

여기서 이정식은 앞서 동래에서 체포된 대자 양재현 마르티노를 만나

서로 위로하며 신앙을 굳게 지키자고 다짐했다.

 

동래 부사는 그들을 47일간 가두어 두고 여러 번 심문하며 형벌을 가했으나

전혀 흔들림이 없자 경상 좌수사에게 넘겨 사형에 처하도록 했다.

 1868년 9월 이정식과 그의 아들 부부 등 8명은 수영 장대에서 순교했다.

 

이들이 순교한 후 이정식 회장의 가족 4명의 시신은

 친척들에 의해 거두어져 부산 가르멜 수녀원 뒷산에 묻혔다가

 1977년 9월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 내로 옮겨 안장되었다.

이때 나머지 4명의 순교자들은 시신을 찾을 수 없어 기념비만 건립했다.

 

광안 성당은 1987년 6월 신자들의 헌금으로 이곳의 땅을 확보하고

 이듬해 7월 부산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가 성역화에 착수하여 공사를 완공하고

그 해 9월 순교 기념비 제막식 및 현양미사를 봉헌했다.

이어서 광안 성당은 2004년 7월 성지에 대형 십자가와 십자가의 길 14처, 이정식 등

8위의 위패를 설치한 후 새 성물 축복식을 가졌다.

이정식과 양재현은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되었다.

 

가세! 가세! 천당으로 가세!

1868(무진)년 음력 8월 19일

여기 수영 장대 언덕자리

모진 매 생살 타는 내음 마을을 덮던

잔혹한 불찌검에도 굳굳히

주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자국 자국 밟으며

마침내 그 여덟 머리는

높다란 장대 끝에 달렸어도

더욱 크게 되풀이 메아리 치던

그 날의 님 노래,

우리 귀에 쟁쟁 눈에 보이네, 영화롭도다

그 날로부터 1백20년이 간

1988년 9월 30일 여기 수영장대

그 언덕 이 자리 장하여라

참 믿음의 거울이시요.

참 희망의 증거이시요.

참 사랑의 본 본이시요.

참 용기의 잣대이시요.

참 희생의 으뜸이시요.

참 전교의 스승이시요.

참 용서의 승리이시요.

참 평화의 잡이이신

그 이름 여덟 분 순교자시여

성인되소서

하늘에 하느님 영광,

땅에 인류 평화

      

        1988년 9월 30일

 

       천주교 부산교구 순교자 현양위원회 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