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건너서/2017 서유럽6국(프,스.이,독,오,영)

[스위스]산악열차를 타고 융플라우에 오르다.

여울가 2017. 1. 19. 00:16

 

여행 8일차(2017.01.13)

 

유럽의 정상이라고 하는

융플라우는 오래 전부터 오르고 싶은 곳이었다.

 

인터라켄역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1시간 40분을 올라가는데

오르는 길에 열차를 두번 갈아타고

사람이 갈 수 있는 관측소에서

1시간 정도 머물며 그곳의 엑티비티를

경험하고,다시 반대쪽으로 내려오는

열차를 타고 1시간 40분 정도 내려오는

코스다.

 

유럽의 지붕(TOP OF EUROPE) 융플라우는

최고 높이는 4,158m로써 유럽에서 가장 높다.

 

철도역인 융프라우요흐는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아름다우며

 북동쪽에는 묀히와 아이거, 남동쪽에는 알레치 빙하, 남쪽에는 알레치호른,

더 멀리에는 몬테로사산이 있다.

'융프라우요흐'란 '처녀'라는 뜻이며, 인터라켄의 아우구스티누스 수녀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명명되었다고 한다.

 

오늘은 눈이 많이 내리고 흐린 날이어서

융플라우 정상을 바라볼 수는 없었다.

다른 계절에 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지만 방대한 설원이 펼쳐지고

스키어들이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모습들이

한폭의 그림같았다.

 

산 위로 아기자기한 스위스 전통 목조가옥

샬레에도 눈이 쌓여있고 잘 쌓아놓은

장작들이 몹시도 다정스럽다.

 

1년 내내 겨울인 곳으로 방한복을 준비해야 한다지만

거의 모든 일정이 실내에서 진행되기에 엄청나게 걱정했던 추위는 없었다.

오히려 옷을 껴입어서 더워서 힘든 시간이

더 많았다.

 

1893년 6월에 처음 개통된 벵겐알프 철도를 타본 철도기술자였던 아돌프 구에르 첼러가

알프스를 가족여행 중 딸의 권유로 그해 8월에 연필 스케치를 거쳐 1896년 7월에 착수하여

약100명의 이탈리아 노동자들을 투입하여

하루에 1m 정도씩 공사를 했다고 한다.

1899년 아돌프 구에르 첼러는 사망하고

후손들이 공사를 계속 진행하여

1912년 8월 1일 종착역인융프라우요흐 역이

완성되었다.

120년 전에 12년에 걸쳐서 완성된 산악열차를

탄 것은 일생일대의 행운이고 감격이다.

 

이 역은 해발 3454m인데 너무 높아 산소 부족으로 호흡이 가파지거나

다리에 힘이 풀리거나 두통을 느낄 수 있다.

난 이 모두가 다 해당되어 상당히 힘들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360도 회전하는 융플라우 파노라마를

관람하고 얼음궁전도 돌아보았다.

또 스위스에서 가장 빠르다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27초 동안 타고 스핑스전망대에 올랐으나

문을 열고 나간 순간 심하게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영하 37도라는 혹독한 추위에 1분도 버틸 수 없을

지경이었다.

다른 계절은 어떤 상황일지 궁금하긴

하지만 오늘 융플라우에서의 이 정신 없었던 순간이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난 그 아수라장 판에서 동영상 찍어준다고

까불다가 완전 얼음판에서 미끄러져 넘어져서

혼자서 일어서지도 못했다는 가슴아픈 이야기를

추억으로 남기고야 말았다.

 

그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는 열차의 비결은

기차의 두 바퀴사이에 톱니바퀴처럼 생긴 바퀴가

한개 더 있다는 사실과 기차 앞면에는 쌓인 눈을

치울 수 있는 기구가 달려 있었다.

 

융플라우역 꼭대기에서 먹는 한국의 컵라면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한국산 컵라면이 융프라우에서는

9천원을 받는다는 사실..

넘 비싸서 컵라면 들고간

우리 한국 아줌마들...

뜨거운 물 부어 주는데 한 컵당 4.3프랑,

약 5천원 정도...ㅎ

 

융프라우 스핑크스전망대와 하산길(2017.1.13)

https://youtu.be/WzGzhn1nU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