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건너서/2019 중국 태항산

태항산 첫 출발지는 천계산 노야정

여울가 2019. 6. 4. 02:14

6월 2일

 

태항산은 본래 산 이름이 아니고 태항산맥이라고 해야 맞다.

태항이란 거대한 산이 줄을 지어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곳은 하남성,하북성,산서성 등 3개 성에 걸쳐서

남북으로 600km, 동서 250km로 뻗어있는 거대한 산군이다.

예로부터 '태항산 888리'라고 불리었고,중국의 그랜드캐년이라 부른다.

 

난 '뭉치면 뜬다'를 시청하면서 저곳을 꼭 한번 가보리라고 마음 먹었었다.

 

이번 여행에서 맨 먼저 가게 된곳은 천계산이다.

하늘과 땅이 맞닿는 경계가 되는 산이라는 뜻이다.

 

천계산 정상을 향하는 케이블카를 타러 올라가는데 그길이 꼬불꼬불한 데다가

높이 올려다 보이는 기암괴석의

절벽들이 저절로 탄성을 지르게 했다.

1980년대에 공사를 했다는 절벽위의 바위산에 터널을 뚫어

오른쪽으로 창을 내었는데, 지날 때마다 바깥 경치가 살짝 살짝 비치는 게 장관이었다.

 

예전에 미국 서부 자이언캐년에 갔을 때

터널 가운데에 거대한 창구멍을 내 놨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자동차에서 내려 케이블카를 탔는데

딱 2인용이라서 아주 귀여운 모양이다.

 

10여분 케이블카를 타고

내린 후 다시 노야정을 향하는데, 이때 노약자나

계단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그냥 케이블카 내린 곳에서만 경치를 봐라봐도

충분히 멋진 협곡과 칼로 자른 듯한 절벽을 가진 바위산 등 드넓은 산이 가슴 속으로 확~~!!

파고 드는 기분이 들었다.

 

노야정을 오를 것인가?

말 것인가?

일단 시작을 했는데 손잡이를 잡고 오르는데도

이게 장난이 아니네.

중국 사람들은 8자를 좋아해서 계단도 888개라고 하는데,

일일히 세어볼 순 없었다.

 

중간에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보라고 이를 악물었다.

63빌딩의 계단이 1,200여개 된다고 들었는데 888개면 어느 정도일지...

 

마지막 죽을 힘을 내어 도교 사원을 향해 무거운 발을 떼면서

마지막 계단을 세어보니 최후로 남은 계단은 115개였다.

 

해발1,570m 노야정 정상은 노자가

BC6세기 경에 42년간 도를 닦으면서 '도덕경'을 쓴 곳이며, 도교의 발원지라고도 할 수 있다고...

 

이곳 정상에 있는 현무묘는

1523년에 지었는데,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내려오는 길에 생각해 보았다.

분명히 여럿이 왔으면 난 정상에 오르는 것을 포기했을 것이다.

혼자였기 때문에 나를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진정 홀로서기란 남에게 의지하지 않기~~!!

 

태항산맥 천계산 가는 길...

https://youtu.be/KT3VBt76TS0


 

태항산맥 천계산, 정상의 노야정에 오르다.

https://youtu.be/atM9hTIcr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