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건너서/2005년 캄보디아

프놈펜- 킬링필드, 투얼슬랭 박물관

여울가 2006. 7. 4. 15:09

씨엡립의 호텔이라는게...

우리나라로 치면 어느 정도의 수준이라고 해야 할까?

에어콘 바람도 시원찮고 변기 물 빠지는 것도 시원찮고...

원색의 예쁜 꽃들이 가득 피어있는 정원과 야외 수영장이 있어서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씨엠립을 출발하여 프놈펜으로...

남한 넓이의 1.8배라는 캄보디아의 수도...

연 평균 기온 섭씨25도..

인구 1,300만명 정도...

언어:크메르어

종교:소승불교...



씨엠립에서 프놈펜까지 가는 길...

일단 쭉 뻗은 외길이다...

아무리 초보 운전자라도 운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직선 길...

오고 가는 차량이 거의 보이지 않은 우리가 전세낸 길...

양 옆에 도열해 있는 야자수와 집들...

집이라고 해야 하나? 원두막이라 해야 하나?

야자 나무 잎으로 엮어 만든 원두막 같은 그곳이 캄보디아 사람들의

집이다...그냥 원룸에서 많은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1인당 GNP가 300달러라고 하니 그들의 생활이 어떨른지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전혀 바쁠 것도 없는 것같은 기사님...

자동차는 빨라야 시속60Km 정도를 속도를 유지한다.

가끔 비포장 도로를 만나면 황토흙 먼지를 왼종일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는

양 옆의 가족들이 너무 안쓰러워서 가슴이 아프고.....



휴게실도 없고 물론 화장실도 없는 기나긴 여행길...

달리다 들어간 어느 가정집의 화장실...

이 집은 잘 사는 집인지 화장실에 타일이 깨끗하게 깔려 있고...

워낙에 화장지는 사용하지 않는 것인지 흔적도 없고

대신 변기 옆에 수도 꼭지와 호스가 달려 있다.




우리 일행이 어지럽힌 화장실이 맘에 걸려

한국에서 가지고 간 사탕 봉지를 통째로 평상위에 노는 아이들에게 주고...

오전 내내 달려서 프놈펜의 아리랑 식당에 도착...

2층에 자리 잡은 식당 유리창 밖으로 세계 여러나라의 국기들이 펄럭이는데

우리나라 태극기가 안 보여 사장님께 여쭤보니

이 나라와 수교한 나라의 순서대로 국기를 게양했는데 우리나라 국기도 있다고...



킬링필드...

1975년부터 1979년 사이에 크메르루즈의 지도자 폴 포트에 의해

만명 이상의 양민이 무참히 살해당한 곳...

여러개의 구덩이에 사람들을 한꺼번에 묻었다는데...

우리가 걷는 그 길바닥에 지금도 흰뼈와 죽은 사람들이 입었던 옷가지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1988년 건립되었다는 위령탑은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는데

8,000여개의 유골들이 성별,연령별로 분류되어 전시되어 있었고

그들이 입었던 옷가지들도 보관되어 있었다.

뚜얼슬랭에서 고문을 받고 족쐐에 채워져 이곳에 와서 총알이 아깝다는 이유로

산채로 매장하거나 쇠막대기로...심지어 아이들은 큰 나무에 쳐서 죽였다고 하니

그 당시의 참혹함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그당시 폴 포트에 의해 학살된 양민의 수효가 약200만-300만명에 달했다고 하니

거의 모든 집안에서 학살된 가족이 한두명씩 있었으리라...아니 전가족 몰살도 있었을테고...

학살한 이유는 안경 썼다고..많이 배웠다고...의사라고...임산부에 어린아이까지...

잘 생겼다고...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수용소에 가둬두고 고문하고 죽였다니...


 




투얼슬랭 박물관

당시 고등학교 건물이었던 곳을 크메르루즈군들이 감옥으로 사용했던 곳...

당시 잡아들인 사람들의 사진과 고문했던 기구,가두었던 독방을 한눈에 볼수 있었다.

가로 80Cm 세로 230Cm 크기의 시멘트 바닥과 벽돌로 나뉘어진 독방마다

당시의 핏자국과 검은색의 족쇄가 고정되어 있었다.

여기에 수용된 사람만 2만명이었다니...

일행 중 일부는 차마 그 광경을 보지 못해 들어오지 못한 사람도 있을 정도로...

소름끼치는 살육의 현장에 남의 일 같지 않은 심정으로 스러져간 그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투얼슬랭 박물관 건너편의 카페에서
우리는 아픈 가슴들을 쓸어내리면서 달디 단  망고 쥬스를

쓰디 쓴 맛으로 마신다. (200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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