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랑스런 그리스도인/하느님은 나의 전부

그 미소 하늘에서도 영원히-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을 기리며

여울가 2009. 2. 28. 16:31

"평생을 하느님과 여러분께 많은 사랑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이 말씀을 남기고 지난 16일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나가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병고에 시달리실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도밖에 없었는데

막상 가시고 나니 그 빈자리가 얼마나 허전한지

서울 땅이 온통 텅 빈것 같은 느낌이 든다.

 

18일 수요일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하고자 명동의 긴 골목길에

3시간 30분동안 서서 묵주기도를 드리며

영하의 날씨에 온몸이 꽁꽁 얼었어도 마음만은 얼마나 훈훈했던지...

 

이 시대를 살다가신 김 추기경님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도 있을 테지만

5일장 동안 근 40만명이 다녀간 조문 행렬을 보면서

이 나라 종교, 정치 지도자들도 많은 생각을 했으리라...

 

추기경님 선종 후 참석하는 미사 시간마다 신부님들은

추기경님과의 추억담을 강론으로 말씀하셨다.

당신의 영명축일 때 받은 물적 선물은 한푼도 남기지 않고

동성고등학교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물론 추기경님의 이름을 안 밝히고)

내 놓으셨고...

은퇴 후 같이 생활하시던 성모병원 전 원장 신부님의 눈이 잘 안보이셔서

늘 반찬을 집어서 숟가락에 놓아 주시는 모습....

당신께서는 귀가 잘 안들리셨는데 그것 또한 하느님의 섭리라고 하셨다니...

나이가 들면 볼 것 다 보지 말고..들을 거 다 듣지 않아야 한다시며...

 

옹기장수를 해서

8남매를 키우신 어머님을 기리면서

북방선교에 파견할 신부님에게 옹기 장학금을 지급하시기도...

애초에 스테파노 장학회라고 명명하려고 했는데  당신 이름이 들어가는 걸 극구 반대하셔서

아호인 옹기를 사용했다는 명동 성당 주임신부님의 강론을 들었다.

 

아파하는 사람, 가난한 사람, 억울한 사람, 비천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 주시고

서슬이 퍼런 5공화국에서도 할말을 주저하지 않으셨던 어른...

가시면서 각막을 기증하셔서

 이 땅에 장기 기증자들이 불같이 늘어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니

존재하신 그것만으로 빛을 뿌리시는 분이 아니었을까?

한알의 밀알이 아니셨을까?

 

평소에 좋아하시던 윤동주 시인의 [별헤는 밤]

평소에 즐겨부르시던 김수희의[ 애모]

그리고 늘 부르시던 성가 [주 예수그리스도와 바꿀수는 없네]는

하늘나라에 가셔서도 부르시겠지...

 

자비로우신 하느님 품으로 먼저 가셔서

우리 나라를 위해서 빌어주시고

어머님 만나서 영원한 평화를 누리시길 기도드립니다.

 

인생덕목(人生 德目) /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

. (
)
말을 많이 하면 필요 없는 말이 나온다
.
양 귀로 많이 들으며, 입은 세 번 생각하고 열라
.

. (讀書
)
수입의 1%를 책을 사는데 투자하라
.
옷이 헤어지면 입을 수 없어 버리지만
...
책은 시간이 지나도 위대한 진가를 품고 있다
.

.노점상 (露店商
)
노점상에서 물건을 살 때 깎지말라
.
그냥 돈을 주면 나태함을 키우지만
....
부르는대로 주고 사면 희망과 건강을 선물하는
것이다
.

.웃음 (
)
웃는 연습을 생활화 하라
.
웃음은 만병의 예방약이며...치료약이며
...
노인을 젊게하고...젊은이를 동자(童子)로 만든다
.

.TV (바보상자
)
텔레비전과 많은 시간 동거하지 말라
.
술에 취하면 정신을 잃고...마약에 취하면 이성을 잃지만

텔레비전에 취하면 모든게 마비 된 바보가 된다
.

.성냄 (
)
화내는 사람이 언제나 손해를 본다
.
화내는 사람은 자기를 죽이고 남을 죽이며

아무도 가깝게 오지 않아서 늘 외롭고 쓸쓸하다
.

.기도 (祈禱
)
기도는 녹슨 쇳덩이도 녹이며

천 년 암흑 동굴의 어둠을 없애는 한줄기 빛이다
.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
기도는 자성을 찾게하며 만생을 요익하게 하는 묘약이다
.

.이웃 (
)
이웃과 절대로 등지지 말라
.
이웃은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 큰거울이다
.
이웃이 나를 마주할 때
..
외면하거나 미소를 보내지 않으면
...
목욕하고 바르게 앉아 자신을 곰곰히 되돌아 봐야 한다
.

.사랑 (慈愛
)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자기낮춤이 선행된다

"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칠 십년 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