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마음의 양식

풀꽃 시인 나태주

여울가 2017. 9. 6. 21:41

♡ '풀꽃' 詩人의 인생♡

 

 

‘풀꽃’이란 詩로 꽤 널리

알려진 시인이지요. '나태주' 라는 詩人입니다.

 

시골 초등학교 교장으로 은퇴하신 분답게 중절모가 잘 어울리는 시골 할아버지 입니다.

나태주 시인이 쓴 詩 중에 최근에 알게 된 참 좋은 詩가 하나 있습니다.

 

病院 중환자실에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을

만큼 중병을 앓고 있을 때,

 

곁에서 간호하는 아내가 안쓰러워 썼다는 詩입니다.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라는

題目의 詩였는데,

아내를 위해 하느님께

하소연하는 내용입니다.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하느님!♡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느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어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病과 함께 藥과 함께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발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한 남자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밖엔 없었던 여자이지요.

 

자기의 이름으로 꽃밭 한평, 전밭 한 뙈기 가지지 않은 여자예요.

 

남편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고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들

어주시는 하느님!

 

저의 아내 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하지 마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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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위한 간절한 마음이 뭉뚝뭉뚝 묻어나는데,

 

더 감동적이었던 것은

남편의 글에 화답하여

쓴 아내의 글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남편이 드린

기도보다 더 간절한 기도, 시인 아내의 절창이었습니다.

 

 

♡너무 고마워요♡

 

남편의 病床 밑에서 잠을 청하며 사랑의 낮은 자리를 깨우쳐주신 하느님!

 

이제는 저이를 다시는

아프게 하지 마시어요.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罪로 한 번의 苦痛이 더 남아 있다면,

 

그게 피할 수 없는 우리의 것이라면,

이제는 제가 병상에 누울게요.

 

하느님!

 

저 남자는 젊어서부터

분필과 함께, 몽당연필

과 함께 산, 시골 초등학교 선생이었어요.

 

詩에 대한 꿈 하나만으로

염소와 노을과 풀꽃만 욕심내온 남자예요.

 

詩 외의 것으로는 禍를 내지 않은 사람이에요.

 

책꽂이에 경영이니 주식이니 돈 버는 책은 하나도 없는 남자고요.

 

제일 아끼는 거라곤 제자가 선물한 만년필과 그간 받은 편지들과

외갓집에 대한 추억뿐이에요.

 

한 여자 남편으로 토방

처럼 배고프게 살아왔고,

 

두 아이 아빠로서 우는

모습 숨기는 능력밖에

없었던 남자지요.

 

공주 금강의 아름다운

물결과 금학동 뒷산의 푸른 그늘만이 재산인 사람이에요.

 

승용차라도 얻어 탄 날이면 꼭 그 사람 큰 덕 봤다고 먼 산 보던 사람이에요.

 

하느님!

저의 남편 나태주 시인에게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좀만 시간을 더 주시면

아름다운 시로 당신 사

랑을 꼭 갚을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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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나누는 지극한

사랑이 따뜻한 감동으로 전해집니다.

 

‘한 번의 고통이 더 남아있는 것이라면

이제는 제가 병상에 누울게요.’ 라는 기도 앞에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만은...

 

이만한 기도를 물리치시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토록 순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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