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제주도

제주도 모습을 사진에 담은 김영갑갤러리

여울가 2019. 7. 29. 15:20

2019.7.27

 

제주도 여행 3일째

 

난 작년 1월에 갔었던 팜파스그라스 군락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 때도 찾아가는데 애를

먹었었기에 자신이 없었지만 성읍민속마을에

가면 찾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얀 솜털들이 어른 키보다 더 높은 곳에서

바람에 날리는 그곳을 다시 찾아갈 줄 알았으면

위치의 지번을 간직해 놓을 것을...

 

얼마나 찾아 헤맸는지 마치 아프리카의

오지를 자동차로 달리는 기분이었다.

덕분에 길 위에서 사슴을 만나기도 했다.

 

가이드 점수 마이너스 별 5개를 받고서

결국 후퇴하고 말았다.

 

오늘은 성산엘 가는 날이라서

얼마 전 제주도에 다녀온 친구 추천으로

김영갑갤러리에 갔다.

 

입구에 어여쁜 깡통인형이 반기는 갤러리는

사진 메니아들이 아니라도 잘 꾸며진 정원이

퍽 아름다웠다.

 

폐교였던 삼달분교를 개조하여 만든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은

2002년 여름에 문을 열었다.

 

한라산의 옛 이름이기도한 ‘두모악’에는

20여 년간 제주도만을 사진에 담아온 김영갑 선생님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주에 홀려 오로지 제주만을 찍은 사진가 김영갑. 그는 쌀보다 필름을 먼저 샀고,

필름을 사기 위해 굶주린 배를 부여잡으며 막노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루게릭병으로 온몸의 근육이 굳어가는 순간까지 카메라를

놓지 못하였던 그는 2005년 48세의 나이에 루게릭병으로 영면에

들었다.

 

제주를 향한 세간의 관심이 지금보다 덜 쏠렸던 그때. 사진작가 김영갑은 제주에 정착했다.

댕기 머리, 낡은 카메라, 손수 물들여 입은 갈옷. 그의 렌즈는 모두 섬,

오로지 제주만 바라봤다. 김영갑은 제주의 바람, 돌, 억새, 나무, 자연

그리고 제주인의 삶을 카메라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