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서울

청와대와 승부역(承富驛)

여울가 2006. 7. 3. 17:08
지난 토요일과 어제 월요일.....
극 선진지 청와대와 경북의 극 오지 승부역엘 다녀왔다.

청와대...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사시고 집무실이 있는 곳...
북악산 아래 둥지를 튼 서울의 심장부...
750년 된 주목과 130년생 적송이 드리워진 녹지원....
익산에서 출생(?)한 13미터 거대한 황등석 돌들로 치장한 영빈관...
색색히 어우러진 어여쁜 단풍...
잘 가꾸어진 잔디밭...
그러나 질릴 것 같은 고요함이 우릴 우울하게 만들었다.
난 이런 곳에선 살고 싶지 않아...

승부역...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
"하늘도 세 평이요/꽃밭도 세 평이나/영동의 심장이요/수송의 동맥이다"는
시비가 보이고...
우리나라 驛舍중에서 가장 작고, 가장 오지에 위치한 역...
하루에 4번 정차한다는 통일호 열차...
버스도 다닐 수 없는 육지 속의 섬....
구불구불 산길따라 얼마나 깊이 들어 갔는지...
인적이라곤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고...
첩첩산중...하늘이 둥글게 보이는 곳...
지난 여름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들...
전봇대도, 키 큰 나무도 모두 모두 물속에 휩쓸렸다...

그들은 갖가지 쓰레기와 폐비닐들을 만장처럼 온 몸에
친친 휘감고, 더러는 훈장처럼 휘날리며 서 있었다.
그런 아픔을 딛고 일어나...
황갈색의 낙엽송과 검붉은 단풍잎과 진초록의 솔잎파리...
돌아오는 길의 도산서원...퇴계 선생님의 宗家...
봉화 특산 자연산 송이를 안주삼아
참기름,소금찍어 소주한잔 걸치니...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곳에서 살수만 있다면.... (2003년 11월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