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가을부터 서울에서 낙향하여 이곳에서 집필황동을 하신다는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에 위치한 해산 한승원 선생님의 토굴을 찾았다.
토굴이라는 이름때문에 새우젓 사는 사람,
스님 사시는 곳인줄 알고 시주차 찾아 오는 사람 등 가지 각색의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그러나 토굴은 그냥 빨간 기와집으로 된 한옥집이다.
이곳에서 해산 선생님은 내려다 보이는 여닫이 바다를 보시면서
집필 활동을 하신단다.
토굴 아랫쪽에는 군청에서 지어 줬다는
달 긷는 집이 있다.
물을 긷는다는 말은 들어 봤지만
하늘에 떠 있는 달을 긷는다니...
토굴이 너무 좁아 단체 학생들이나 문학 지망생들이 찾아오면
이곳 달 긷는 집에서 선생님은 강의를 하신다고 한다.
사모님께서 직접 길러 덖어서 내려주신 녹차향이 그윽한 차를 한잔 씩
대접받고 선생님의 아름다운 언어들로 지어진 책에 친필 사인을 받았다.
나는 40년 전 선생님이 중학교 교사시절 때 그 옆학교 제자라고 옆에 앉아서
낙관찍는 도우미를 하고 선생님과도 사진 한장 찍었다.
이별이 아쉽지만 다시 꼭 찾아뵈리라 마음 먹으면서 선생님과 작별을 고했다.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달 긷는 집은 두개의 달을 긷는 시공입니다.
하나는 진리이고, 다른 하나는 지상의 예술적인 경지입니다.
사람이 사는 집만 집이 아니고, 모든 것들이 다 집입니다.
여러분들의 몸뚱이 하나하나는 여러분의 영혼을 담고 있는 집들입니다.
그 영혼는 진리를 추구하고 지상의 예술세계를 추구합니다.
여러분의 영혼을 담은 달 긷는 집(몸)을 잘 간수하시기 바랍니다.
달긷는 집의 정자
낙관은 이렇게 찍는 것이여~~!!
해산 토굴 앞의 연봇에 활짝 핀 수련
해산토굴 앞에는 앙징맞은 꽃들도 피어 있어요...
선생님의 친필 사인-정말 달필, 명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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