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사는 즐거움

연대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고위자과정 동문 체육대회

여울가 2009. 10. 19. 14:49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더 쓸쓸함이 진해짐을  느끼는 가을이다.

이곳 저곳에서 단풍 나들이 소식도 들리고

각종 행사들을 하기에 딱 좋은 그러니까 춥지도 덥지도 않은 너무 좋은 날씨가 요즘인 것 같다. 

주말이 되어 아무런 일정이 잡혀있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쉴 수 있어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그러던 차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곳에서 체육대회를 하는데 가족도 함께 참석할 수 있으니

우리 친구들과 함께 오라는 초대(?)를 받고

한치의 망서림도 없이 오케이~~!!

 으흐...

내가 늙어가는구나...생각하면서...

 

연세대학교 교정의 인조 잔디구장은 참 깔끔하고 드넓었다.

우리 일행은 모두 5명...

2명은 주최측이고 3명은 객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요식업계의 내노라하는 사장님들로 구성된 동문 체육대회인지라

이곳 저곳에서 음식 만드느라 바쁜 손길들이 참 이색적인 풍경이다.

우린 손님인 주제에 청팀의 단체티와 모자를 지급받고

오늘의 이 체육대회에 열과 성을 다하여 동참하리라 약속을 한다.

 

 

 

 

 

 

 

기수별로 기수기를 들고 입장식을 거하게 하고

한국체대 태권도학과 학생들의 시범을 관전한다.

이어서 풍물패 공연과 몸풀기 율동...

우리들의 친구 창숙이와 정숙이가 맨 앞에 서서  멋진 율동을 하고

나는 열심히 동영상을 열심히 찍는다.

 

 

 

 

 

이어진 ○,× 게임에 우리 모두가 출전했는데

여자의 어려운 여러가지; 단계를 모두 통과했는데 그만

마지막 문제에서 모두 탈락하고 말았다.

상품으로 내걸린 10대의 자전거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고놈의 자전거는 왜 나를 항상 피해 가는걸까?

눈물을 머금고 돌아선 문제는?

 [여자의 히프를 3가지로 말한다.

   방댕이,궁댕이,엉댕이...등

   아가씨의 히프는 방댕이다. 그러면 궁댕이는 아줌마의 히프를 말한다.

   맞으면 ○ 틀리면 × 로 움직이기...]

 

우린 모두 ○로 향했는데 고것이 오답이라네. 엉댕이가 정답이고

궁댕이는 궁할 궁자를 써서 할머니의 히프란다..흐흑 ㅠ.ㅠ

  

점심은 각 업소에서 출품한 음식들을 시식하면서 품평회를 하는 방식이다.

무수한 음식들이 각자 최고의 맛을 뽐내면서 자기를 먹어달라고 유혹하는데

배라는 놈이 한계가 있어서 몇가지 음식을 먹고 그쳤다.

 

맨먼저 맛본 음식은 오꼬노미야끼라는 일본식 부침개인데

해물이 많이 들어가서 담백한 맛은 있었지만 우리의 해물파전만은 못한 것 같았다.

 

 

 대충 먹은 음식은 놀부보쌈, 떡갈비,대게찜,오리진흙구이,마늘 족발,닭 꼬치구이,숯불갈비,콩국물,전어회 등이었고

보고도 못 먹은 것은 참치회,고등어 김치조림,낚지볶음,곤드레 나물밥,병천 순대,전기구이 닭,마약밥,

녹차숙성 왕갈비,양고기, 미니족발,정든 닭발,양,대창구이,돼지갈비,가자미 식혜,떡 등이다.

출품된 음식의 가짓수만도 50가지가 넘고

참가자들 또한 싫컷 먹어도 남아도는 음식들...

정말 내 회갑날도 이만큼 잘 먹진 못할 것이다.

 

 

 

 

 

 

너무 먹어서 빵빵해진 배를 안고서  나와 정숙이는 축구경기에 출전했다.

배구공,축구공,농구공,럭비공 4개의 공을 주고 강 팀당 남자20명, 여자 10명이 출전하며

골키퍼는 2사람인 이상한 축구경기에서

여자는 공을 손으로 잡고 뛰어도 되고 손으로 슈팅도 할 수 있어서

난 2골을 넣었고 우리 청팀이 이겼다.

이긴 팀에겐 양념된 소갈비가 상으로 주어졌다. 야 ~~호~~!!

 

기마전과 닭싸움이 끝나고 오늘의 마지막 게임인 릴레이에서는

바톤 대신 여자 파자마와 브래지어를 벗어서 다음 주자에게 주는 이색 릴레이...

정말 재미있는 체육대회였고 전문가들도 아니면서 어찌 그렇게 운영을 잘 하는지

참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다는 원로 연기자 강부자님과 20여년 전에

[황인용, 강부자입니다]에 출연했던 인연을 되살리면서 기념촬영도 잠깐 하고...

폐회식에 멋진 불꽃쇼까지 선보인 체육대회를 객인 내가 더 즐기고

상품으로 받은 선물들을 흐뭇하게 들고, 친구 잘 둔 덕에 호사로운 하루를 추억의 한페이지로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