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가톨릭 성지순례(국내)

[전북/익산]나바위 성당의 십자가의 길- 14처

여울가 2010. 4. 16. 16:59

십자가의 길 (기도문)

 

 

   지향 :

 

   성호경

 

   시작성가

 

   시작기도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죽는 것"

               다만 이 한 마디를 증거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거신 주 예수님,

               당신과 함께 산다는 건

               당신의 사랑 때문에

               당신과 함께 묻히는 것,

               그 죽음이야말로

               하느님의 삶으로 소생하는 비결임을

               지금, 더 깊이 깨우쳐 주소서

 

   <잠시 묵상>

 

   (1처로 향하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 처. 예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성전에 계시던 예수님으로부터 매일 마음의 양식을 받았고 빵을 받은 사람들,

       빨마 가지를 손에 들고 환호성을 울리며 옷을 벗어 땅에 깔고 예수를 영접하던 예루살렘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지금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부르짖고들 있다.

       손바닥을 뒤집듯이 쉽게 어제의 환호성을 잊고 저주하는 사람들,

       도대체 이런 일이 있어야 하는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놀라서는 안 된다.

       나 자신도 그러한 아니. 그 이상 냉혹한 배신을 하느님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몇 번이고 되풀이 해 오다가 이제 와서는 느끼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생각하면 설혹 사람들로부터 그런 한 취급을 당한다 하더라도 화를 내선 안 된다.

       그저 묵묵히 기도하는 마음을,

       그리고 자신을 돌이켜보는 겸허를,

       주님, 베풀어 주십시오.

       그리스도의 삶,

       그것은 죽음을 통해서 다시 부활하는 것.

       주님. 자기 자신을 버리고 당신과 함께 사는 힘을 주십시오.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2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 2 처. 예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도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고 말씀하신 주 예수님,

       당신에게 주어진 머리 둘 곳,

       그 곳은 다만 죽음의 십자가뿐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것은 죽는 것,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

       당신을 위해서 매일 제 십자가를 지는 것.

       주님,

       언제나 자기를 방어하고 아주 사소한 일에도 누구에게나 지려고 하지 않는

       승자의 오만 뒤에 곤두서서 살지도 죽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저에게 죽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자아에 죽지 않으면 불사신의 사랑에 소생될 수 없음을.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3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3 처. 예수께서 처음으로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강함을 자랑하는 하느님이 아니시다.

       인간의 약함을 가련하게만 여기는 하느님도 아니시다.

       약함 그 자체에게 매 맞으시고 넘어지시던 하느님,

       거친 고함 소리와 조롱의 함성에 덮이어 지금 여기 나의 발밑에서 넘어지시다.

 

   <잠시 묵상>

 

   ○ 예수님,

       저에게는 당신의 굳셈보다는 약함이,

       무한한 약함이 필요합니다.

       저주를 당해도 비난치 않고,

       넘어뜨림을 당해도 항거하지 않고,

       죽임을 당해도 원망하지 않는 사랑에 찬 약함이.

       지옥의 죽음도 쳐 이길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약함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웃에게 지지 않겠다고 발버둥치고 늘 머리를 치켜드는 저의 오만을 당신의 약함으로

       부끄럽게 해주십시오.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4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4 처. 예수께서 어머니를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사랑은 이렇게도 고통스러운 것일까!

       침묵, 다만 그것만이 그때 두 사람을 감싸던 최상의 말씀이었다.

 

   <잠시 묵상>

 

   ○ 어머니 마리아님,

       당신의 사는 길이란 이런 예수님과 당신에게 던져진 시므온의 예언에 나타난 그대로입니다.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그는 반대자들의 숨은 생각을 드러나게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사는 아름다운 여성이란 당신과 똑같은 운명을 사는 또 하나의 마리아가 되는 것입니다.

       수다스러움이 아니라 침묵을,

       질투가 아니라 관용을,

       유약함이 아니라 강건함을,

       인간의 구원을 위해 꼭 필요한,

       진주보다는 존귀한 그런 여성이,

       어머니 마리아님,

       당신의 사랑으로 낳아지고 길러지고 완성되도록 해주십시오.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5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5 처. 예수께서 키레네 사람 시몬의 도움을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시몬은 자진해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진 것이 아닌 듯하다.

       그러나 그래도 좋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는 단순한 비유 이야기는 아닐 테니까.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예수님이 이상한 꿈은 아닐 테니까.

 

   <잠시묵상>

 

   ○ "나는 휘둘러보았다.

       그러나 누구하나 나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좋을 때에는 친구가 많다.

       나쁠 때에는 재빨리 멀어진다.

       제자들은 어디로 간 걸까?

       베드로마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지나가던 시몬만이 겨우 도움을 줄뿐이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바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말이란 얼마나 힘이 없는 것인가?

       베드로마저 그러했다.

       지금 이렇게 무릎을 꿇고 있는 나도 결코 그분을 떠나지 않겠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공허한 말만을 내뱉게 하는 거짓 사랑이,

       소란을 떨어내던 군중의 한 복판에 숨어있던 그것이,

       내 마음을 시끄러움 속에도 뿌리 깊이 숨어 있는 것이 아닐까!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6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6 처. 예수께서 베로니카로부터 수건을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성서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믿지 않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베로니카의 이야기는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가르쳐준다.

 

   <잠시 묵상>

 

   ○ 사랑을 위한 사랑.

       거기에는 아무리 작은 행위가 있을 뿐이라 해도 밤을 지새우는 해맑은 달처럼

       예수님의 맑은 그림자가 있다. 사랑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곳, 거기에는 맑디맑은 영원한 빛,

       그것만이 넘칠 듯 채워지고 있다. 그 청명한 아름다움을,

       이 지상의 진흙탕 속에 가리어져 있는 신비를 베로니카는 꿰뚫어 보았음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이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으면 안 될 사랑의 현실이다.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7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7 처. 예수께서 다시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다시'라는 너무나도 가볍게 나의 입에서 그 말이 흘러나온다.

       역류하는 피에 눈이 가려 넘어지시는 예수님,

       당신의 이 괴로움을 앞에 두고 나는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잠시 묵상>

 

   ○ 머나먼 아주 먼 옛날의 사건처럼 나는 이것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작은 그림과 십자가, 그것을 향해 밀려드는 빈약한 상.

       이것들이 그 두려워해야 할 엄청난 사건을 희박하게 해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기서는 그저 무릎을 꿇고 조용히 머물자. 그 외에 무엇을 더 할 수 있겠는가?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8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8 처. 예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울 줄을 안다는 것, 그것은 그저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다.

       부서진 마음의 폐허에 하느님 사랑의 새싹이 뾰족이 자라는 것이다.

 

   <잠시 묵상>

 

   ○ 사람을 위해서 운다. 그것은 어떤 때 아름다운 동정심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자기에게 취하는 마음이 있어 순수함을 흐리게 할 때도 있다.

       참되게 울 줄을 모르는 우리들을 위해서야말로 눈물을 흘려야 한다.

       생나무마저 이러하니 하물며 고목은 어떠할 것인가?

       "너와 네 자녀들을 위하여 울어라."

       참되게 울 줄 모르는 우리들은 진심으로 기뻐할 줄도 모른다.

       산다는 것의 허무함을 배워야 한다는 것은 그것 때문이다.

       주님, 저희에게 참된 눈물을 주십시오.

       우는 자와 함께 울 줄 아는 눈물을.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9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9 처. 예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또다시 넘어지시는 예수님.

       우는 이를 위로하시면서 지금 벌써 세 번째 넘어지신다.

 

   <잠시 묵상>

 

   ○ 산다는 것,

       죽는다는 것,

       그것은 오로지 인간의 운명에 달린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자를 위해서 자기 자신을 주는 결단을 내릴 때,

       그 때 처음으로 우리들은 "살고 또 죽는다."고 말할 수 있다.

       바오로는 말한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죽는 것도 나에게는 이득이 됩니다."

       나의 삶,

       그것은 죽어 가는 것,

       그리스도의 삶,

       그것은 죽음을 통해서 다시 부활하는 것,

       주님,

       자기 자신을 버리고 당신과 함께 살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10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0 처. 예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님,

       당신의 길은 자기 자신을 버리는 것과 사람들에게 버려지는 것,

       생명까지 일체를 버리는 것,

       사랑을 위해서,

       사랑을 위해서.

 

   <잠시 묵상>

 

   ○ 예수님,

       당신은 지금은 벗긴 채 미움의 사나운 광기 속에 다만 묵묵히 서서 십자가의 치욕을 기다리십니다.

       나는 어째서,

       아주 작은 것이라도 인간의 비평이나 비판에 오르내려야 할 때,

       즉시 마음이 흔들리고 굳게 자기를 닫아버리며,

       아무 탓도 없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쏟곤 하는가.

       거룩한 사랑의 냉엄한 고독을 나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11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1 처.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두 손목, 양 발목에 때려 박히는 굵은 철 못의 소리,

       쇠망치를 높이 흔들어대는 병사,

       그것이 내리쳐질 때마다 못은 살을 파고 들어가 선혈을 뿜어 올린다.

 

   <잠시 묵상>

 

   ○ 인류는 미쳐 버렸다.

       전쟁, 기만, 허영, 욕망…

       이 죄가 없어지지 않는 한 하느님의 아들은 오늘도 우리들을 위해서 고통을 계속 받아야 하리라.

       저 날,

       저 때에 두렵기만 하던 수난은 한 때의 심신을 자극하는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끝나야 하겠는가.

       주님, 오십시오.

       저에게는 당신이 안 계십니다.

       저 혼자서 당신은 안 계시노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당신의 고통을 오늘도 헛되게 하고 있습니다.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12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2 처.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잠시 묵상>

 

   ○ 하느님이 하느님께 애소하는 수수께끼,

       거기에는 하느님과 인간의 신비,

       사랑과 죽음, 죄와 용서의 이해를 넘어선 현실이 실존의 심연을 만든다.

 

   <잠시 묵상>

 

   ○ 절망과 좌절을 두들겨 맞고 부수어지면서도 '하느님'을 찾지 않는 딱딱하게 굳어진 마음을

       힘센 사람이라고 자랑해야 할까?

       그것은 마음의 한 구석에 깊이 숨겨진 바닥을 모를 불안을 정직하게 바라보려 하지 않는

       인간의 허세에 지나지 않으리라.

       하느님께 버려진 하느님의 아들의 부르짖음은 인간이 비참의 극에까지 떨어진 바로 그곳에서

       사랑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결코 알 수 없는 고뇌이다.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13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3 처. 예수 십자가에서 내려지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네가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어서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하며 모욕하던 자들 앞에서는 기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죽음을 이기기 위해서 하느님은 죽음을 떠맡으신 것이다.

 

   <잠시 묵상>

 

   ○ "죽음이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눌려 찌그러뜨리는 허무의 암흑,

       누가 그 이상의 것을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이 죽음의 암흑에서 인간을 구하겠다고 종교는 말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종교도 아니요,

       사상도 아니요,

       기도도 아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죽음 앞에 무력하다.

       구원해 낼 수 있는 자는 다만 하느님,

       "죽을 수 있는 하느님, 지금 죽으신 하느님!" 뿐이시다.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14처로 향하며)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4 처. 예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모든 것이 끝났다.

       그러나 그 죽음의 밤의 고요와 어둠은 벌써 모든 것을 시작하려하고 있다.

       바야흐로 새로운 생명의 태동이 힘차게 울리려는 것이다.

 

   <잠시 묵상>

 

   ○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의 도움으로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생명도,

       천사들도, 권세의 천신들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능력의 천신들도,

       높음도,

       깊음도,

       그 밖의 어떤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나타날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잠시 묵상>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마침기도

 

               십자가의 길을 끝났습니다.

               그러나 영혼의 길손은 와야 할 날까지 사랑을 사는 길,

               죽음을 사는 길을 나날이, 새롭게 더듬어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승리가 죽음을 삼켜버렸다. 죽음아, 네 승리는 어디로 갔느냐?"

               "만일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시지 않았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헛된 것이 되고

               여러분은 아직도 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잠시 묵상>

 

   마침성가

 

   성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