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언니는 방절리에 전원주택을
갖고 있다는데, 청소를 안 하고
비어 놨다고 봄이 되면 데려가겠다고
하셨다.
그곳에 가면
가시오가피 잎과 머위잎, 뽕잎 등을
채취할 수 있다해서 가자고 졸랐다.
오랫동안 비워둔 집이라
계단에는 낙엽들이 쌓여있고,
거실 바닥에는 날벌레들이 들어와서
생을 마감한 모습들이 보였다.
사방 팔방에 유리창으로 마감을 하여
창밖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집이었다.
그 집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맘 아픈 왕언니의 심정을 충분히 알 것
같았다.
이렇게 좋은 집을 두고도
들어와서 살지 못하시는
그 기분이 어떨지...
인생은 '각본없는 드라마'라는 말이
진짜 맞는 것 같다. 어느 누구도 앞으로
펼쳐질 자신의 삶을 예측할 수 없기에
오늘 하루를 소중하게 보내고,
욕심부리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면
슬픈 일이나 가슴 아픈 일을 당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텐데...
처음으로 보는 가시오가피 잎은 다섯잎이
마치 사람의 손가락을 닮았다.
산비탈 묵전이 되어버린 밭에는
부추랑 미나리랑 머위들이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며 살아가고 있고,
우린 열심히 그 여린 잎들을 땄다.
뽕잎은 아직 자라지 않은 상태라서
다음에 따기로 하고...
시골에서 맞이하는 첫봄인데
지천에 깔려있는 봄나물들을
만나게 되니, 살림이 서툰 내겐
나물거리들이 있어도 걱정이다.
가시오가피와 머위잎은 장아찌를 담고,
쑥은 살짝 데쳐서 햇볕에 말렸다.
민들레잎과 명이나물 잎은 쌈을 싸먹고,
참죽나무 순은 데쳐서 햇볕에 꼬들꼬들
말린다음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려서 먹어야겠다.
낯선 나물들이지만 인터넷에서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기에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게 감사하다
가시오가피 잎을 조금 덜어서 간장,참기름,다진마늘,파,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했더니 쌉싸름하면서도 입맛을
당기는 건강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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