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충청도

허브 향과 운보 김기창-허브랜드, 운보의 집

여울가 2006. 7. 3. 12:31
 

한해가 다 저물어가는 12월의 막바지...
서울로 택배되는 눈은 어디서 잠자고 있는걸까?
서울의 눈을 기다리다 못해 눈 찾아서 떠난 아침...

중부고속도로를 한시간 쯤 달리니 그곳에 그렇게도 보고 싶던
눈이 오종종 밭이랑 사이에 숨어 있었다.
에구구...겨우 조거야???
걍~*안 본걸루 해버리자...

30분쯤 더 달려 나타난 청원 톨게이트...
바로 나타난 허브랜드가 우리의 처음 목적지...
이름도 생소한 허브순이 비빔밥이 우릴 반겨준다.
안나로즈마리밥+허브와 허브순이+허브비빔 고추장+마리노라벤다 된장국+허브 물김치+엉클 허브차+허브 와인이 순서적으로 허브허브를 외치면서 나의 위속으로 들어가고...
(무지 많은 것 같지만 나중에 배고파서 죽기 일보 전까지 갔음)

뒤이어 허브아찌의 안내에 따라 천년된 벼락맞은 은행나무와 허브생카펫을 밟고 천년된 소나무,공룡의 산고를 한눈에 보여 준는 기이한 바위,허브 농장을 둘러 보았다.
여기 저기에 피어 있는 앙증맞은 허브의 꽃잎을 허브아찌 몰래 따 먹어가며 온통 입안은 허브향으로 뒤범벅이 되어 가고 있었다. 설탕 당도의 300배나 된다는 스테비야는 정말 사카린보다도 더 달았다.
지금 내 앞에서는 허브향을 담은 양초가 제 몸을 태우면서 교태를 부리고 있고 또 허브 찻잔에선 모락모락 허브향이 칼춤을 추고 있다.(부러우신 분 손 들어 봐요...)

두번째 목적지는 운보의 집...
올 2월에 천국으로 이사하신 운보의 집은 주인 잃은 개,그림, 벼루,붓, 바보 산수들이 주인의 빈자리를 쓸쓸히 채우고 있었다.
1953년도에 찍은 우향 박래현님의 사진이 왜 내 눈에서 눈물을 빼는지 나도 모르겠다.
사람은 언젠가 이렇게 이 땅에서 사라지는 것을...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는데..
왜 우리는 이리 바둥거리며 악착을 부리며 살아가고 있는것일까?

"나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듣지 못한다는 느낌도 까마득히 잊을 정도로 지금까지 담담하게 살아왔습니다. 다만 내 아내의 목소리를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게 유감스럽고 또 내 아이들과 찬구들의 다정한 대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하는 것이 한이라면 한입니다."

고 김기창 화백의 말씀이다.
나는 이 모든 자연의 소리를 수도 없이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데 과연 뭘 듣고 살아 왔는지..내가 그동안 들었던 것들에게서 난 뭘 배웠는지...

모처럼 버스 안에서의 음주가무를 법으로 금지했다는 사실이 고마워지는 여행이었다.
며칠전에 만난 우리 숭이방 친구들이 많이 생각났다. 같이 이런 데 한번 다녀 온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대들은 생각하면 할수록 올해 내게 있어 주어진 선물 중 가장 큰 행운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꼬랑지말 :
1. 허브(HERB)는 신이 인간에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 한다.
Health(건강), Edible(식용), Refresh(신선함)
Beautiful(미용)의 머리 글자에서 따온 말로 우리 인간에
게 많은 도움을 주는 식물이며 체내 지방분을 분해하여
다이어트 효과, 스트레스 해소, 살균효과,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2.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줏어온 우스개
옛날 옛날에 봉이 김선달이 강을 건너게 되었는데
처녀 뱃사공의 배를 타게 되었다. 선달은 처녀 뱃사공에게
다짜고짜 여보~~자기~~~하며 주접을 떨어 처녀 뱃사공이 당
연히 항의를 하였는데...
선달 아찌 왈, "내가 그대의 배에 올라 탔으니 당연히 처녀
는 내 아내가 아니겠오? "

배가 포구가 닿자 선달이 처녀에게 내가 농이 심했으니 용서하시오..

점잖게 배에서 내리는데 이 처녀 뱃사공 왈,
"잘가거라...선달아..."
아니 정중하게 사과를 했는데 이기 무슨 변고얏???
우리의 선달이 당근 따지니 처녀 뱃사공 왈..
"내 뱃속에서 나왔으니 내 자식이 아니냐???"고 했대요~~~
크크크.... (2001.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