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화창하고 속살까지 내보일 정도로 청명한 오후... 경인 미술관의 앞마당 감나무 그늘 아래에서... 앵두같은 발그레한 오미자차 한 잔을 놓고 떨어진 감꽃 자리를 보며 '아, 감꽃이 필 무렵에는 참으로 좋았겠구나 ' 시골 집 앞마당에 떨어진 감꽃을 주워 먹기도 하고 주워서 목걸이 하던 시절을 떠올렸지. 싸리비질한 판판한 마당에서 땅따먹기하고 공기놀이도 하고 "무찌르자 오랑캐~~ "노래 부르며 고무줄 사이를 넘나들던 그 때를 떠올리며 나 혼자 아름다운 호수에서 한참을 자맥질하였지. 나 혼자만의 시간은 서럽지만 마음은 온통 부자가 된다. (2002.0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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