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사는 즐거움

착한 여인 하늘나라 가다.

여울가 2006. 7. 3. 15:09
내가 그녀를 만난건 작년 3월...
긴생머리를 가지런히 내리고 늘 웃고 있었다.
그 머리가 너무 검고 치렁거려
난 브릿치를 권하기도 하고...
뒤로 묶으라고도 했는데...

아침이면 커피물을 끓여들고
종종걸음 쳐가며 커피를 끓여대더니
여름방학이 끝나고 난 어느날
그녀는 암이라는 무서운 병마와 싸움을 시작했다.

입원과 퇴원...
계속되는 항암치료...
병상에서도 그녀는 늘 웃고 있었고
다른 환자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름다웠는데...

늘 어렵고 힘든 일은 제가 할게요...를
연발하던 그녀...
세상은 그녀를 착한여자라고 부르는 걸로
제 할일 다한듯 했고
그녀는 그 착한여자여야만 하는 의무감(?)으로
자신을 더욱 옭아 매었을지도...

오늘...
영하 9도의 차가운 날씨
하필이면 오늘처럼 추운 겨울날
그녀는 차가운 땅속으로 긴 잠에
빠지고 있다...
아마 지금 이 시간쯤에...

그녀가 천국의 한켠에서
지상에서보다 더 행복하고 착한여자로
살게 되길 기도드린다. (200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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