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사는 즐거움

뮤지컬-baby

여울가 2006. 7. 26. 01:21

 

 

 

원래 잘 살다가 못살아도 탈..

맛있거 먹다가 맛없는 것 먹어도 탈..

이쁜 앤 사귀다가 못생긴 앤 사겨도 탈(?)-이건 아닌가?

 

[지킬 앤 하이드]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뮤지컬 [베이비]를 보다.

 

20대 대학생 동거부부...

30대 야구 코치 불임 부부...

40대 결혼 20주년 된 부부...

 

세쌍이 겪게 되는 임신과 결혼 생활의 단면을

리얼한 언어 구사를 마다하지 않고  펼쳐 보이는데...

 

역시 입장료가 비싼 작품은 그 값을 하는구나...

국립극장의 어마어마한 입체 무대에 비해 동숭아트센타의 무대는

너무 초라해 보였고..

음향이나 조명 모두가 썩 좋아 보이진 않았다.

 

요즈음 우리나라 젊은 부부들이 출산 기피 현상을 보여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육아 문제는 정말 국가적인 대안이

절실하다고 본다.

 

철부지 대학생들이 기숙사보다는 동거 하는걸

그냥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현실이

참, '나도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

느끼게 하고...

 

그럼에도 43세 부부는 4번째의 아이를  임신하고서

남편은 행복해 하고 아내는 자기 자신을 찾고자 하는 몸무림과 갈등...

 "난 어이없게도 우리가 부부인 줄 알았어요. 알고보니 우린 부부가 아니죠?

 우리는 부모예요!"

 

부부이기보다는 부모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남편의 도움으로

잘 이겨나가는 40대 부부의 원숙미...

대학생 철부지들의 톡톡튀는 애정관...

그리고 아아를 갖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30대 부부...

 

각기 다른 대사를 하면서도 어우러지고

같은 대사를 하면서도 각기 다른 말을 하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 베이비...

 

대학로 분위기 좋은 집에 앉아 진한 커피향에 몽롱해지는데

유리창 너머로 또 다시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