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등반길

여름의 끝을 치악산에서...

여울가 2006. 8. 31. 14:52

장미와 들꽃이라는 모임이 있다.

장미는 제일 대빵을 일컬음이요

그외 졸개들은 스스로 들꽃임을 자처하면서...

 

여름이 꼬리를 감추려고 몸부림을 치던 날...

3대의 차에 장미와 들꽃들은 원주 치악산을 향한다.

 

여러 날 동안  만나지 못해 안부를 묻는 웃음 속에 반가움이

듬뿍 담겨 있다.

 

내겐 치악산이 초행이다.

원주에는 여러차례 가 보았지만

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치악산 가기가 쉽지 않았다.

 

 

적당히 점심 먹을 집을 찾던 중

마침 원주에서 병원을 하는 친구 인호 생각이 나는 게 아닌가?

인호에게 전화를 했더니 산수산장으로 가란다.

 

영업집 같지 않게 잘 차려진 민박을 겸하는 산장에는

후덕한 인상의 여주인이 마당에까지 우릴 마중 나온다.

인호가 미리 전화를 해 놓은 모양이다.

 

산채 정식에 더덕 구이를 시키고

여주인이 직접 담근 머루주로  호사를 부린다.

도토리 묵을 서비스라며 내어 놓는 여주인에게 장미님이 팁을 건네자

팔지도 않는다는 된장을 두 봉지나 포장해 준다.

인호가 이곳 원주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대접을 받으며 살고 있는지

가히 짐작이 가고 남을만큼..

덕분에 나까지 장미와 들꽃들에게 한끗 올림을 받았으니..ㅋㅋ

인호야, 아무튼 고맙구나...

 

주차장에 차를 놓고 걸어서 올라가는 길..

매미들이 앞다투어 환영 노래를 부르는데

흐르는 땀 닦으랴...노랫가락 감상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다.

 

구룡사를 지나 세렴폭포까지 올라 가는 길...

2.5킬로미터 정도의 경사가 별로 심하지 않은

등산길이 걸을만 하다.

 

비가 온지 오래 되어 물이 많이 줄어버린 세렴 폭포...

앞 계곡의 바위에 걸터 앉아 싸 가지고 간

머루주와 옥수수, 고구마, 더덕 구이, 번데기,마른살구들을 안주하면서...

 

내려오는 길에 복숭아 농장에 들러

맛있기로 소문난 원주 백도를 한상자씩 사서 차에 싣고

룰루랄라 콧노래 부르며 마지막 가는 여름과 작별을 고한다.(2006. 08.24)

치악산 입구

 

세렴폭포

 

후록스 꽃

 

구룡사 부도전

 

하산길에

 

구룡교

 

약수

 

용의 뿔을 잡고...

'둘레길, 등반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원/인제]봉정암 가는 길에...  (0) 2014.05.18
천마산 정상에 오르다.  (0) 2009.07.15
[강원/인제]또 다시 곰배령에...  (0) 2007.08.20
곰배령 편지  (0) 2007.06.07
설악산 종주 산행기  (0) 200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