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강원도

화천 기행 - 파로호

여울가 2010. 1. 26. 13:23

 1976년 8월 하순....

8월 18일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북한군에 의해 미군 2명이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곳 화천에 장교로 근무하는 막내 오빠 가족이 걱정되어

남도땅에서 아버지와 내가 화천을 향했다.

아버지는 곧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신 것 같았다.

 

씨암탉 한마리를 삶아서 보따리에 싸고

버스를 타고 갈아타고  또 갈아타고...

해가 질 무렵에 도착한 화천군 사내면 오빠의 관사...

자식은 군인이니 나라에 바쳐도 그만이지만

며느리와 손자는 데리고 고향으로 내려가시려고 나선 길이었다.

얼마나 날이 더웠던지 삶아 가지고 간 닭에선 쉰네가 났다.

 

하룻밤 머물고 손자 며느리 짐 싸게 하신 후 이곳 파로호에 올라가 보자고 하셨다.

넓디 넓은 호수와 눈부시게 푸른 물...그리고 승전 기념비였는지 기억이 아스라한 높은 탑 앞에 서서

아버지와 함께 사진도 찍었다.

 

파로호를 찾은 길...

예전에 올라갔던 그곳은 어디쯤에 있는 것일까?

파란 물을 마주하고 보니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가슴 밑에서 진하게 올라온다...

아버지, 아버지가 보고 싶다...

 

 

 

 

 

 한가로히 떠 있는 조각배 3형제...

 

 

 

 

 

 고기 모양을 하고 있는 저 곳은 인공수초섬이란다.

미생물 접착재에 부착된 미생물이 유기물질을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시키고

또 이 미생물은 유기물질을 무기물질로 전환시켜

식물이 질소, 인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하여 녹조현상을 억제하며

동물성 플랑크톤과 어류의 은신처 및 서식처를 제공한다.

인공적으로 풀을 심고 아래로 로프를 늘어 뜨려

고기들이 알을 낳고 또 물을 정화시켜주는 역할 뿐 아니라 호수의 경관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