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가톨릭 성지순례(국내)

성지순례 대장정을 나주 순교자기념 경당에서

여울가 2015. 2. 28. 18:22

 

지난 2013년 8월 6일...

제주도 용수성지에서 시작된

나의 성지순례 여정이 끝나는 날...

성지순례 책자에 실린 111곳의 성지 순례가

드디어 모두 끝이 났다.

지난 1년 7개월에 걸친 여정 동안 참으로

받은 은총이 많았다.

 

특별히 감사한 것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마지막 순례지가 내 고향 나주였다는 사실이다.

물론 나주성당은 수없이 미사를 드린 적이 있는

낯익은 성당이지만 순례 확인 도장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의미가 있고 기쁜 일이다.

내 성지순례 길에 늘 함께 해주신 예수님, 성모님,

한국의 103위 성인과 124위 복자들,

그리고 서로 격려하며 함께 했던 사랑하는 친구들께 감사를 드린다.

 

나주 성당은 1933년 공소가 설립된 후

 1935년 본당으로 승격되면서 성당을 신축했다.

 이 성당은 골롬반 외방전교회가 한국에서 건립한 첫 번째 성당이다.

 나주 성당 구내에는 1839년 기해박해 때 나주에서 순교한 이춘화 베드로와

병인박해가 한창이던 1872년 나주 무학당에서 순교한 강영원 바오로, 유치성 안드레아, 유문보 바오로

 네 순교자의 위대한 신앙을 기리는 경당이 자리하고 있다.

 

광주대교구의 유일한 순교지인 무학당 인근에 위치한 관계로

나주 본당은 설립 70주년을 맞아 성역화를 본격화해 2001년 나주 초등학교 내에 위치한 무학당 순교 터에서

 주춧돌로 추정되는 12개의 돌 중 10개의 돌을 성당으로 옮겨와 그 위에 무학당을 상징하는 구조물을 세웠다.

 

이어 2004년 본당 내에 ‘빈무덤’ 형태의 순교자 기념경당을 건립하고,

 1934년 7월 나주에서 최초로 지어진 서양식 벽돌 건물인 사제관을 수리해

현 대주교 기념관을 개관했으며,

까리따스 수녀회 한국 첫 본원으로 쓰였던 한옥 기와집도 복원했다.

성당 뒤편으로 2011년 5월에는 나주 순교자들을 현양하기 위해

무학당 터의 흙을 취토하여 순교자 묘원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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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네분 순교자는

옥중의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도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고

석형과 백지사형으로 치명하여

천주신앙을 고백하였다.

이 소중한 신앙의 유산은

오늘 "나"를 통하여 증거돼야 한다.

 

- 순교자묘원 비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