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충청도

단양 '산 위의 마을' 해우소 이야기

여울가 2016. 11. 27. 15:31

지상에서 천국처럼...

 

이렇게 살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욕심을 버리고,

나를 거추장스럽게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을 벗어버리고,

오직 일한 대로 거두며

하느님과 민감하게 교통하며

살아가는 산 위의 마을...

 

같이 간 친구들 모두

너무나 좋은 곳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이곳에서 살 수는 없겠다고 한 그곳...

우린 아직 천국에 갈 수 없는

죄인들인 모양이다.

 

건물들도 예쁘고

경치도 좋은데

딱 한가지...

힘든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해우소...

 

이곳 가정의 그 어떤 건물에도

수세식 화장실이 없고

딱 두곳..

재래식 화장실이 있다.

 

그런데

그냥 재래식 화장실만 되어도

좋겠는데

소변과 대변을 각각 따로 흘러

들어가도록 각을 잘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변기 앞에 바싹 다가가 앉아야 실수없이

볼 일을 성공할 수 있는데

소변은 공기와 만나면 냄새가 심해지는

형기성이라서 비닐 호스에...

그리고 대변은 공기가 통해야 하는 통기성의

화학적 성질을 이용하여 소변은 7톤들이 탱크에

모아 발효시켜 분뇨냄새를 최소화하고,

대변은 톱밥과 함께 미생물로 발효시켜

퇴비로 사용한단다.

 

해우소에 이런 과학이 동원되어

그야말로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화장실이었다.

신부님의 설계로 천태종 구인사의 도목수

김수만 옹의 작품이라고...

 

살다가 화장실 변기를 사진으로

찍어 본 것은 처음이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