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사는 즐거움

고향

여울가 2006. 7. 3. 12:15
 

작년에 어머니를 하늘 나라로 보내 드린 후

처음으로 어머니 안 계신 고향땅에 간다.
"엄마!!!!"
"아이고...내 강아지 오네..."
버선발로 뛰어 나오실 어머니가 안 계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왜 내 가슴 한켠에선 어머니의 부재가 인정되어지지 않는 것일까?
마흔넷 늦은 나이에 날 낳으시고 내 나이가 다시 마흔넷이 되도록
[내 강아지!!!]라고 내 아이들 앞에서도 거리낌없이 불러주시던 내 어머니...
그 강아지가 들꽃 한다발 꺾어 어머니 앞에 올려놓고
대충 절하고 있는것을 아실련가?
돌아오는 길에 문득 중학교때 배운 노래가
내 입에서 웅얼웅얼 흘러나온다.

제목도 잊어버린 노래...

---황혼이 짙은 들녘엔 행인의 자취 드물고
산밑의 마을 이집 저집 등불이 차차 느누나...
사립문 지그시 열고 밭에서 오는 주인을
반가이 맞는 아내 등엔 아기가 방긋 웃는다---
이런 노랜성 싶은데...
들판엔 이른 벼들이 귀여운 열매를 뽐내기 시작하고
고향의 정을 가득 실은 기차가 풍성한 가을을 손짓해 부른다.

어머니...
담에 뵐때까지 건강하세요.... (200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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