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랑스런 그리스도인/하느님은 나의 전부

복음화학교 하계 수련회-설악(1)

여울가 2006. 8. 5. 13:42

기나긴 장마가 계속되는 아침에

장대비를 뚫고 복음화학교로 향한다.

새벽잠을 떨치고 일어난 작은 놈이 운전대를 잡고...

키워 놓으니 이런 날도 있구나...

 

주님,

이 비 그치게 해 주소서!

마음 속의 간절한 기도를 드리면서

반가운 식구들과 눈인사를 나눈다.

우리 2호차에는 5,6,7,8조가 탑승...

전세버스 5대가 정해진 시각에 출발하고

공동체국장님의 인도하심으로 묵주기도를 시작한다.

 

지난 장맛비로 수마가 핥키고 지나간 흔적들이

곳곳에 보인다.

뿌리 채 나뒹구는 나무...산사태로 내려 앉은 가옥들..

흘러내린 토사로 아직도 복구가 안된 도로들...

차마 눈을  온전히 뜨고 바라볼 수 없는 아린 가슴...

 

그래도 우리가 수해 현장으로 가 주는 것이 그들을 돕는 거라는

일말의 핑계로 미안한 마음을 달래가며..

수재민들의 빠른 복구와 찢긴 마음의 상처를 치유시켜 주시고

3박 4일의 수련회가 무사히 잘 진행되어지기를 기도드린다.

 

도착하자 마자 식당에 차려진 산채 비빔밥...

맛있는 양념된장에 쓱쓱 비벼서 한그릇을 뚝딱 해 치우고...

몇개월 전에 이곳 설악에 오셔서 김치를 담궈서

땅에 묻어 두셨다는 바로 그 김장김치도 선을 뵈고 있었다.




각자 배정된 방으로 입소...

우리 방은 7,8조가 같이 쓰게 되었다.

낯선 형님들이 더 많은 방에 들어 가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는데 어젯밤 부족했던 잠이 날 괴롭힌다.

 

아, 간식 시간....

잘 삭힌 홍어회와 푹 익힌 김치 그리고  저육...

삼합이라고 했던가?

오던 잠이 확 달아나게 열심히, 맛있게 먹는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식당에서 미사를 드린다.

협소하고 뒤에서는 앞이 거의 보이지 않지만

어느 누구 한사람 불평하지 않고 거룩한 미사를 올린다.

 

저녁 오락시간....

온전히 주님께 맡기고 진행을 시작한다.

몇일동안 생각하고 궁리해 놓은 것이 모두 뒤죽박죽이 되는 느낌...

그래도 힘을 다 해 본다.

조그마한 유머에도 크게 웃어주는 식구들의 모습에 너무 감사할 뿐...

25명의 새 가족을 만나서 인터뷰해서 칸을 채우는 빙고와 [복음화학교]로

5행시를 지어 오라는 숙제를 내고 오락 시간은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