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전라도

식객(食客) 투어(4)- 고천암 철새도래지, 우항리 공룡박물관

여울가 2008. 11. 19. 13:32

 다시 해남 화산면 고천암 철새도래지로 향했다.

가창오리떼들의 군무가 유명하다는 고천리...

오후 4시~5시에 펼쳐진다는 군무를 보려고 얼마나 차를 달렸던지...

그런 우리를 더 앞질르는 차를 보고 애령이가 한마디 한다..

 "엠벵할 넘...그렇게 바쁘면 어저께 가재."
얼마나 웃었던지....배꼽 빠졌다.

우리가 남의 차를 앞지를 때마다 우리들도 한마디씩 한다.

 "미안혀..어저께 가야 혔는디 시방 가느라고 쪼까 바뻐서..."

고천리 철새 도래지에 도착하니 철새들이 뚬벙에서 도대체 날아 오를 생각을 안 하네...

방조제 위에 올라가 "일어나라..날아봐라..." 를 아무리 외쳐도...

에효~~!!!

군무 보기는 다 틀렸다...

 

 

 

 

 

 

우항리 공룡화석 박물관에나 가보자고...

정말 가 보기를 얼마나 잘 했는지...

벽을 뚫고 나오는 공룡의 기세가 우리를 기죽게 하더만 안에 들어가 보니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만큼의 규모와 시설이었다.

수많은 화석들과 공룡들이 함께 살고 있는 그곳에 꼭 한번 가 보라고 권하고 싶다.

커다란 울음소리가 들리며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공룡들의 움직임이 공포의 도가니로...

 

 

 

 

 

 

 

 

 

 

이제 무안으로 가야한다.

저녁에 무안 세발낙지를 먹어야 해서...

무안에 가거든 이집에 가 보시라..

알파수산(061-452-8383, 011-1770-2501)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해야 안전하다..왜냐믄 일찍 문을 닫기 때문에...

살아있는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둘둘 말아 한 입에 집어넣는 강명숙...

상상이나 했을까? 여리디 여린 그녀가 그럴 수 있을거라는 걸...

통째로도 묵고...탕탕이로 잘라서도 묵고...

볶음으로도 묵고,..탕으로도 묵고....비벼서도 묵고...

특히 이 집의 김치는 통고추를 갈아서 젓갈을 넣어 만든 전라도 오리지날 김치다.

배추김치도 통째로 내놓고, 갓김치, 파김치,알타리 김치, 갈치속젓...모두 참 맛깔스럽다.

원도 한도 없이 묵고 묵고 또 묵은 식객투어....

창숙이 어머니께서 방앗간에서 뽑아놓은 가래떡과 찰 시루떡이

우릴 맞이한다.

 

 

 

 

 

 

 

 

1박2일 가을을 무사히 보내려는 여행이  막을 내린다.

내 고향 전라남도의 남쪽 지방을 두루 다닌 이틀동안 얼마나 많은 곳을 구경하고 많은 음식을 먹었는지...

너무 길게 써서 보는 사람들 신물이 났을 지도 모르겠고

왜 느네들만 갔냐고 따지려는 친구들도 있을텐데

같이 하려다 못한 피엔시아, 영옥, 경남 모두 후회하들 말고

다음에 이런 기회 있음 만사 제치고 따라 나서도록...

집에 와서 짐을 풀어보니

생강,고구마,찹쌀,가래떡,시루떡이 한보따리...

굴러다니던 모과 두개와 생강을 썰어서 설탕 뿌려 차를 담그고

가래떡도 썰어서 냉동실에 집어넣고 흐뭇한 주부로 돌아오다...

 

가는 곳마다 생각나던 친구들이 많기도 하였건만 일일히 전화도 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간 것 미안해...

경매가 내년에 해남지방을 두루 돌아다닐 수 있는 1박2일 그린투어를 한번 알아 본다고 하였으니

그 일이 성사되면 우리 함께 해남 나들이 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