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밝았다.
하늘은 어제처럼 희뿌옇다...
오늘의 여행지는 완도 보길도...
흑산도엘 갈까 하다가 보길도를 가기로 하였다.
어제 목현이에게 들은 고천암철새도래지를 가려면 완도가 더 나을 듯 싶기에...
호텔의 부페는 최상급이었다. 또 발 넓은 애령이는 호텔 주방장과 아는 사이네...
일단 주방장의 명함을 한장 챙기고 출발...
출발하려는 차 트렁크를 들여다 보니 온통 짐들로 가득차 있네...
영암 삼호면의 특산품인 무화과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한박스에 만원주고 샀는데 무화과를 까는 손들이 바쁘기도 하다...
먹으면 먹을 수록 더 땡기는 무화과의 맛...
그리고 아마도 무화과에 소화 효소가 들어 있는 듯 배부른 우리들 모두 속이 개운하다고 이구동성...
일단 해남 땅끝마을에서 보길도로 가는 배를 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들르면 좋은 곳이 참 많았지만 일정상 다 들리질 못했다.
왕인박사 유적지...도갑사..강진 무의사...윤선도 묘소등등
허준의 유배지이자 드라마 허준 촬영지 표지판이 보이자 이곳에 잠깐 들러가자고..
땅끝 바다가 보이는 외딴 곳으로 유배를 온 허준은 죄인의 신분으로 병자를 돌보는 행위를 하면
중형에 처한다는 현감의 경고를 받고서도 마을 백성들의 딱한 형편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인술을 펼치고 이곳에서 동의보감을 저술했다고 한다.
지붕에서 썩은 짚물이 뚝뚝 떨어지는 오두막집 툇마루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 당시 허준은 이 외딴 곳에서 얼마나 막막하고 고통스러웠을까? 잠시 생각를 하면서...
송호 해수욕장을 지나니 15년 전쯤 여름에 아들들 데리고 왔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기만 하다.
땅끝마을에 도착...
배를 탔다. 30분 거리의 노화도에 도착...
보길도대교가 노화도와 보길도를 연결해 주고 있어 이곳 주민들에겐 숨통이 트였을 것 같다.
고산 윤선도의 유배지...어부사시사등 수많은 문학 작품이 탄생한 곳 보길도...
자연 그대로의 형태를 살린 세연정이 지나간 세월을 묵묵히 담고 서 있다.
세연정은 1637년 고산이 보길도에 들어와 부용동을 발견했을 때 지은 정자라고 한다.
바위 하나 하나마다 이름을 붙이고 뜻을 새긴 유서깊은 곳에서...
멋드러진 소나무에서...선조들의 숨결을 흠뻑 느껴본다.
洗然亭-주변경관이 물에 씻은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지는 곳이라는 뜻
다시마 4묶음에 만원, 미역 3묶음에 만원...장보기
새롭게 조성된 듯한 낙서재, 곡수당에도 들렀다.
이른 동백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또 바닥에 떨어져 있기도 하다.
다시 차를 돌려천 천연기념물 338호로 유명한 상록수림이 있는 예송리 바닷가에 갔다.
검은 차돌들이 매끈매끈한 몸매를 자랑하고...
확 트인 바다에 전복 양식장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살림꾼인 우리들은 미역, 다시마, 멸치등을 보따리 보따리 사서 짊어지고...
보길도의 참전복을 아니 먹고 갈 수는 없어서...
광주식당에 들어가니 1Kg에 8만원이라네..넘 비싸다..
건너편 할인매장에 가니 1Kg에 47,000원이란다.
택배도 한다니 혹시 필요하신 분은 061-555-5544로 주문하시길...
전복 손질하는 법을 좀 배워가면서 참기름장에 찍어먹는 전복회의 맛...
말이 필요 없다...
전복을 얇게 써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뚜벅뚜벅 썰어서 한점을 입에 물면 입안에 가득찬다.
이리하여 우린 점심을 전복회로 대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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