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를 고향으로 둔 죄(?)로 45분의 귀빈을 모시고
남도로 떠나는 날...
장마가 끝난다는 소식은 있건만 비는 줄줄이 내리고...
관광버스에 1박2일 먹을 음식 싣는데 더 굵어지는 빗방울...
에고고...고생길이 훤하구나...
오전 10시30분 출발!!!!
우산과 같이 딸려들어온 빗방울들이 여기저기에서 춤을 춘다...
그래도 여행을 떠나는 마음은 홀가분하고 흥분되는 것이여...
모두들 즐거운 표정을 감추질 못하니...
가는 길에...
넌센스 퀴즈 대항...
1등에 3만원,2등에2만원,3등에1만원의 상금을 걸고...
정말 피튀기는 열전과 열전...
어떻게나 잘들 풀어대는지...
문제지만 딸랑 나눠줬으니....
정말 기상천외한 답들...
이런 문제 하나...
*흥부는 자식을 20명을 두었다. 이것을 5자로 줄이면???
정답은 "흥부 힘 좋다"이다...
그러나 이 정답이 나오기 전...
다급한 나머지 점잖고 예쁘고 교양까지 갖춘 어느 여인이...
정답!!!을 외치더니 마이크를 갖다대자...
"이십새끼 출!!!"한다...이게 무신 말이냐???
다섯자로 줄이자니 20자식 둔것이 20새끼로 둔갑했구나...@@@
#낙안민속마을
6시간을 지나서 도착한 곳...
승주낙안민속마을...
오던 비는 말끔히 사라지고 빙 둘러쳐진 녹색 병풍이 우릴 맞는다...
100여가구 300여명의 주민이 실제 살고 있는 민속촌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마주앉아 레디 고우!!!를 외치며 다듬이질을 해대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소냐???
청사초롱(061-754-2969)에 퍼질러 앉아 손두부에 막걸리에 함지박에서
갓 비벼낸 싱싱배추 김치에 꼬막 무침까지...
민박까지도 하고 있는 이 주막의 할머니는 오늘 아들의 애인이 온다며
연신 배추김치에 참깨를 뿌려대고 있었다...
난 언제나 며느리감 기다리며 참깨를 뿌려보나???
허균,용의 눈물,대장금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낙안읍성이여...안녕...
#승주 선암사
7시 15분 전에 선암사 주차장 도착...
7시가 넘으면 입장료가 없을거라는 경제주의자들의 의견을 좇아서
여장를 먼저 풀었다...
인터넷으로 예약했기에 내심 걱정이었던 숙소...선암장 여관(061-754-5666)
1박2식 15,000원을 주기로 했는데...
얼마나 깨끗하고 음식 맛깔스럽고 사장님 내외분 모두 친절한지...
이건 주님의 도우심이다...
영화 취화선에서 장승업이 가을 유랑길을 떠났던 산책로를 따라서...
구비구비 흐르는 계곡물소리...
290여년전에 지어진 무지개 다리 승선교(보물400호)는 노후로 인해 4억7천여만원을
들여 다시 해체하여 보수공사를 했다고 한다...
2년 공사끝에 그 완공일 7월19일이라고...
대웅전 오른쪽의 아름다운 선방에선 면벽하고 둘러앉아서 공부하시는
스님들의 낭랑한 목소리들이 흐르는 물소리와 하모니를 이루고...
수정보다 더 맑은 선암사 계곡에 발담그고 머리감고...
아!! 이것이 행복이구나...
#보성 다원
여름향기와 SK텔레콤 광고에 나오는 대한다원...
화장실에 쓰여진 글귀가 참으로 시원하다...
"버리고 기쁨을 얻는 곳"이라고...
하늘이 보이지 않을만큼 울창한 삼나무 길을 걸어들어가니...
하나의 거대한 녹색융단...
어쩌면 이리도 아름다울 수가...이리도 정갈할 수가...
여린 찻잎만 생각하다가 그 단단한 차나무를 보고 깜짝놀랬다...
사람의 손으로 다듬고 따고 정성이 한아름 들어간 우전차를 코끝으로 마시면서...
오지 못한 동료들을 위하여 차 선물을 구입하고...
녹차 아이스크림,냉녹차향이 폴폴 날리고...
#화순 운주사
다시 버스는 화순 운주사를 향한다...
산등성이의 와불이 일어서는 날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전설을 간직한 채...
지금도 와불은 그렇게 누워있었다.
천불천탑을 만들면서 새로운 세상이 오기를 기원했을 하류민중들의 염원...
북두칠성의 위치나 별의 크기까지 생각하며 만들어졌다는 칠성바위에서
내려다 보는 건너편 산아래의 탑신들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고...
이 운주사는 배의 모형을 따서 지었고 9층석탑이 배의 돛대 역할을 한다고...
화순 지방의 별자리를 생각하여 별의 위치마다 불상과 탑을 세웠는데
칠성바위가 북두칠성...드러누운 와불이 북극성의 위치라나....
늦어질 점심 땜에 승주에서 맞춘 쑥인절미를 한입씩 입에 물고...
다시 담양을 향하는데...
#담양 소쇄원
버스에서 벌어진 한판 승부...
점심 먹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앞문 여는 시각 알아맞추기 게임...
상금 10만원...팀 대항으로...
기사님의 의기양양해하시는 모습...
내 손안에 있소이다....ㅎㅎㅎ
소쇄원...자연을 전혀 거스리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여 만들어졌다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양산보의 정원...
갑자기 쏟아붓는 폭우속을 뚫고 도착하였으나...
걸어다니기엔 너무나 버거운 국지성 소나기...
흠뻑 젖을수밖에...
밝게 흘러야 할 계곡물이 흙탕물이 되어 폭포처럼 떨어지고...
들문으로 사방의 바람을 불러 모을 광풍각엔
비를 피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1킬로정도 떨어진 식영정은 생략하기로...
아쉽지만 비와 배고픔으로 떡갈비 먹으러...
아, 도착시각...정확하게 맞춘 팀이 있었으니...
오후 3시39분...
원조 떡갈비집이라고 하는 집을 예약했는데...
영 음식의 맛이 말이 아니다...
대나무통밥도 함께 먹을 수 있기에 정한건데 후회막급...손님들께 죄송..
대통밥이 없다해서 가지 않은 신식당 생각이 간절한 순간....
신식당의 떡갈비는 기가 막히다는데...
#죽녹원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조화...
竹 (죽)인다...
이런 글이 써 있었던가???
좌우간 죽녹원에 들어서자 마자 또 한번의 폭우..
정말 너무 신기하다...차만 타면 그치고 내리기만 하면 뿌리고...
담양은 우리에게 이런 혼쭐만을 선사했다...
양편으로 쭉 도열한 왕대나무들의 자태를 맘껏 즐길 여유도 없이..
달려드는 모기에게 헌혈만 하구서...
햇빛 쏟아지는 날 다시한번 찾으리라...
신선한 죽향은 그때 마시기로 하고...
#아쉬운 내고향 남도길 접으면서...
일정이 하루정도 더 있었더라면...
보성의 율포해수탕에서 찜질도 하고...
강진 정약용의 다산초당과 해남의 땅끝,
윤선도의 고택 녹우당과 대흥사도 들릴수 있으련만...
죽전휴게소에서 해물우동 한가락씩 뽑으면서
모두들 구경 한번 잘했다고 박수소리 우렁차니
내 고향 전남이,그리고 내가 남도인임이 왜 이리 자랑스러운지... (200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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