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전라도

식객(食客) 투어(2)- 해남 단풍 축제

여울가 2008. 11. 19. 13:36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단풍축제에 진시몬,김용임이 나온다는 말에 혹(?)해서 가는 길이라지만

비가 온들 무슨 상관이랴...

나주 봉황을 지나 영암 금정을 지나 해남으로 가는 옛길을 택했다.

흡사 강원도에 온듯한 구불 구불한 길을 따라 불들기 시작한 단풍과

눈아래로 펼쳐지는 작은 산봉우리들이 우리들의 탄성를 자아내고

산봉우리에 자리잡은 까페 하얀집은 갈길만 급하지 않다면 내려서 차한잔 했으면

딱 좋을것을....아쉬움을 두고 떠날 수 밖에...

해남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애령이는 수없이 전화를 해 댄다.

어디만큼 왔냐? 당당 멀었다...

해남에 도착하니 애령이만 우릴 기다리는 게 아니었다.

고산 윤선도의 후손임을 자랑하는 윤목현 회장님이

비맞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고...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 놓고 후배 동상들과 함께 한 자리는 오래된 형제들처럼 화기애애하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들 난생 처음 먹어본다는 삼치회는 딱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다는데 

머라고 표현할까? 도톰한 살점이 소프트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다.

먹는 방법도 독특하고 그 맛이 혀에서 살살 녹는다.

먼저 날김 한장에 삼치회 한점과 양념간장을 넣고 그 위에 밥을 약간 놓고 푹 익은 묵은지를 한쪽 얹고

고추와 마늘까지 넣은 후 김을 돌돌 말아서 입으로 쏘옥 집어 넣으면 끝...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그맛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또 한명의 반가운 친구가 나타난다.  해남보건소에 근무한다는 민경매...

해남에서 공무원 생활 30년이라니 완전히 해남의 유지다.

졸업 후 처음 보지만 학교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한눈에 알아 봤다.

 

 

목현이는 해남호박고구마를, 경매는 현미찹살을 우리에게 선물하고

우리는 뜨거운 고향의 정에 온몸을 데운다.

택시를 불러서 해남 대흥사로 달려 간다.

비가 오는 중에도 초청가수들의 노래소리와 휘황찬란한 무대로 두륜산 전체가 술렁거린다.

 

               

             김용임의 무대-사랑하는 그대여

             

            먹거리 장터

             

            목현이 후배들이  또 먹으라네...막걸리...도토리묵....그리고 더덕구이  후유..배터져 죽는다...

 

 

배가 더 이상 집어 넣지 말라고 항의를 해대고...

입에선 그냥 집어 넣으라고 아우성이고...

목현이 동상들 너무 고마웠어요..

초면의 우리들을 누님들이라고 그렇게도 따뜻하고 살갑게 대접을 해 줘서...

그리고 목현이, 경매 반갑고 고마웠다...

경매야, 내년에 우리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그린투어 꼭 좀 추진해 줘...

이젠 목포의 숙소로 달려가야 한다...

H호텔 321호실에서...

우린 또 다시 먹을거리들을 펴놓고 웃고 까부느라고 잠잘 줄을 모른다.

30년만에 남편 없이 하는 외박이 처음이라는 애령이...믿어야 할지...말아야 할지...

아무튼 옥련이 환갑상 차리느라고....욕 좀 봤다...

 

                 호텔에서 바라본 저녁 풍경

 

 

             먹을 거 앞에 두고 심난해진 옥련이..ㅋ ㅋ

 

             호텔에서 바라다 본 목포 앞바다의 아침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