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아직 올까 말까 망서리던 지난 2월...
야생 식물원 [꽃무지 풀무지]를 찾았다.
봄처녀를 맞이 할 준비를 서두르는 식물원 나무들이
못내 아쉬운 추위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웅크리고 우리 일행을 맞이하였다.
눈을 뚫고 피어난 복수초가 활짝 미소로 반긴다.
그곳에서 근무하시는 분의 안내로 식물원을 구경하였다.
아직 꽃이 피진 않아서 화려함은 없는 수목원이었지만
나무를 한없이 사랑하시는 분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져 많은 감동을 받았다.
믿거나 말거나라시며...
애초에 사물의 이름을 지을 때
산은 살아있는 것들이 많아서 산....
땅은 딱딱해서 땅...
풀은 풀어 헤쳐지면서 자라나서 풀...
바다는 계곡이나 강물의 물을 모두 받아서 바다...
새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산다고 사이를 줄여서 새...
꽃은 벌이나 나비를 꼬신다고 해서 꽃...
사계절의 명칭도 모두 식물과 관련이 되어 있다.
봄은 새싹이 나오는 것을 보라고 봄...
여름은 열매가 많다고 여름...
가을은 나무잎들이 옷을 갈아 입을 거라고 가을...
겨울은 추위를 겨우 견뎌 냈다고 겨울.....
이런 어원을 설명해 주시는데
참 맞는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로쇠는 [나무 골의 수]라서 고로쇠...
고로쇠 물은 한 종류의 물만을 먹어야 약효가 더 좋다는 말씀...
나무에 대해서 많은 설명을 해 주셨다.
예전에 야생화의 이름을 붙일 때
양반들이 사는 집 근처의 식물들은 한자어를 많이 사용하고
깊은 산 속에 자라나는 식물은 양반들이 직접 들어가지 않고
하인들을 심부름시켜서 이름을 지었기에
그 모양을 본딴 순수한 한국말로 지어진 것이 많다고 하셨다.
설명해 주시는 내내 참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벚나무의 줄기에는 이처럼 입술 모양의 트임들이 있다고...
나무에 가시가 돋는 나무는 모두 약이 된다고 한다.
그 가시는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돋아 난 거란다.
그리고 그런 나무들은 뿌리나 가지를 자꾸 괴롭히면
종족 번식을 하기 위해
그 주변에 온통 자손을 번식시킨다고...
살아있는 화석으로 알려진 은행나무는
원래는 침엽수였다고 한다.
어느 때 화산이 폭발하여 그 먼지가 온통 하늘을 덮자
햇볕을 많이 받기 위해 잎이 점점 커지게 되었다고...
이 은행 나무는 워낙 생명력이 강해서
그냥 나무로 잘라서 걸어만 놔도
2년은 거뜬히 살아 있다고 한다.
용문산 은행나무가 대사님이 갖고 다니시던 지팡이를 꽂아서
자란 거라는 설이 맞긴 하나 보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연리지
이 당단풍나무는 겨우내 잎을 떨구지 못하고 서 있다.
왜냐면 잎으로 봄에 돋아날 새순을 얼지 않게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수목원의 나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나무들의 자식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면서
나무가 사람보다 훨씬 모성본능이 강하다고 내 자신을 반성하면서...
즉석에서 튀겨주시는 옥수수 강냉이를 한봉지씩 하사(?)받고
따뜻한 봄에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뒤로 하고
꽃무지 풀무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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