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사는 즐거움

영월에서 첫날 아침...

여울가 2018. 7. 13. 15:55

영월에서 맞이하는

첫날 새아침에 알람소리도 듣지

못하고 늦잠을 잤네요.

어찌나 고단했던지

죽다 깨어난 기분으로

시계를 보니 7시50분입니다.

 

아코코...

매일 아침 신부님들의 매일묵상글을

전달한 지 6년째...

해외 여행 중이 아니면서

오늘처럼 늦어본 적이 없었는데

큰일 났습니다.

 

알람을 대신해서 내 잠을

깨워준 건 매미들의 합창소리였어요.

 

어제 이사를 돕던 큰아들은

"엄마, 이사를 들어올 때

딱 엄마 몸만 들어왔음

가장 행복했을 텐데..."

합니다.

 

7.5톤 탑차가 열리는 순간

켜켜히 쌓인 포장박스들을 보고

기절할 뻔 했답니다.

아들 뿐만 아니라

저도...

 

이사 가는 걸 전송하겠다고

물 얼려서 담고,

수박 먹기좋게 썰어서

우리식구용 한통,

이삿짐 인부용 한통 담고,

옥수수는 가는 차 안에서

먹으라고 삶고,

찰쑥떡과 약밥까지 챙겨서

새벽 6시30분에 집으로 찾아온

친구 글라라의 배웅을 받으며

정들었던 서울을 떠나 왔지요.

 

이 짐덩어리들은 앞으로 한개씩 한개씩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정리를 하지 못하고

쓸데없는 욕심으로 잘 버리지를 못하는

이 성격을 마음껏 비난하고 반성하면서

말입니다.

 

친구 크리스티나가 심순화화백의

'성모자상'을 보고 그대로 유화로 그려서

영월 살이에 성모님과 아기예수님의 자비를

구해주니 거실 벽 예수님 고상 옆에

걸었습니다. 며늘이 임신 중일 때

이 성모자상을 보며 기도했다는 제 말을

잊지않고 기억했었다지요.

 

침대에 누워서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공기 좋은 영월에서 첫날밤을 잘

지내고 염려해 주신 분들께 소식 올립니다.

 

제가 받은 이 모든 사랑을 점점 살면서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