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에서 맞이하는
첫날 새아침에 알람소리도 듣지
못하고 늦잠을 잤네요.
어찌나 고단했던지
죽다 깨어난 기분으로
시계를 보니 7시50분입니다.
아코코...
매일 아침 신부님들의 매일묵상글을
전달한 지 6년째...
해외 여행 중이 아니면서
오늘처럼 늦어본 적이 없었는데
큰일 났습니다.
알람을 대신해서 내 잠을
깨워준 건 매미들의 합창소리였어요.
어제 이사를 돕던 큰아들은
"엄마, 이사를 들어올 때
딱 엄마 몸만 들어왔음
가장 행복했을 텐데..."
합니다.
7.5톤 탑차가 열리는 순간
켜켜히 쌓인 포장박스들을 보고
기절할 뻔 했답니다.
아들 뿐만 아니라
저도...
이사 가는 걸 전송하겠다고
물 얼려서 담고,
수박 먹기좋게 썰어서
우리식구용 한통,
이삿짐 인부용 한통 담고,
옥수수는 가는 차 안에서
먹으라고 삶고,
찰쑥떡과 약밥까지 챙겨서
새벽 6시30분에 집으로 찾아온
친구 글라라의 배웅을 받으며
정들었던 서울을 떠나 왔지요.
이 짐덩어리들은 앞으로 한개씩 한개씩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정리를 하지 못하고
쓸데없는 욕심으로 잘 버리지를 못하는
이 성격을 마음껏 비난하고 반성하면서
말입니다.
친구 크리스티나가 심순화화백의
'성모자상'을 보고 그대로 유화로 그려서
영월 살이에 성모님과 아기예수님의 자비를
구해주니 거실 벽 예수님 고상 옆에
걸었습니다. 며늘이 임신 중일 때
이 성모자상을 보며 기도했다는 제 말을
잊지않고 기억했었다지요.
침대에 누워서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공기 좋은 영월에서 첫날밤을 잘
지내고 염려해 주신 분들께 소식 올립니다.
제가 받은 이 모든 사랑을 점점 살면서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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