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로 인해 박스에 있는 짐들을
하나씩 풀다보니 그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던 어릴적 추억들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초등학교 때의 통지표와 상장들을
들여다보니 참 많은 세월이 흘렀구나.
담임선생님들의 짧은 멘트들이
내가 살아오는 동안 지침이 되었을 텐데
스승님들께선 지금쯤은 거의 하늘나라로
소풍 가셨겠지.
4학년 때 최용한선생님께선
'우리반의 자랑!
토끼는 잠을 자다
거북에게 뒤떨어졌으니
더욱 노력할 것!'
이렇게 써 주셨네.
1학년 때 106cm의 키에 17kg의 몸무게가
6학년 때 126cm와 28kg이었으니
같은 반 친구들과 나란히 서면
난 머리가 한개만큼 작은 꼬맹이었다.
이제 모든 것들을 하나 둘
정리하고 버려야할 나이이니
사진으로 남기고
버려야겠다.
7살 위의 언니 따라 다니면서
함께 찍은 사진 속의 꼬마는
지금의 내 손녀 정윤이와 많이도
닮았네.
내 어린 날들을 추억하면서
7080노래를 들으면서
참으로 한가로운 여름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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