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사는 즐거움

인숙이 아들 준범 결혼식

여울가 2018. 9. 17. 16:40

간을 떼어 엄마께 준 효자 아들 준범이가

장가를 가는 날...

또 서울엘 갔다.

 

내가 신혼 때 살았던 장충동 바로 그 동네,

앰베서더호텔에 가니 예전 생각이 불현듯

나고...

 

시종일관 입이 찢어지게 웃으며 행복해하는

신랑과 쿨하고 야무진 신부는 캠퍼스 커플로

연애를 장장 11년 동안이나 했다네.

 

죽을 줄 알고 우릴 애태우던 내 친구는

죽음을 이겨내고 고운 한복을 입고 하객을 반기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기쁘고 행복했다.

 

예식이 끝나고 뒷풀이로 과일과 장충동족발을

먹어가며 세시간 놀다가, 어두워졌을 때

장충단공원 안에 있는 멋진 '다담에뜰'에서

차를 마셨다.

언제 이런 이쁜 집이 생겼는지 모르지만

다시 가고플 정도로 분위기가 고풍스런 멋진 곳이다.

 

청량리에서 밤11시26분 기차를 타고

영월로 오는 길,

혼자 가는 것이 안쓰럽다며 예식장에서 챙긴

꽃다발을 나한테 준 김엘리 친구의 정이 담긴

꽃다발과 함께 무사히 영월에 내려왔다.

 

한편으로 내 오빠,언니들은 부모님 성묘로

만나는 날이라서 그곳에 함께 하지 못한 죄송함이 크다. 

친구 아들 결혼식이 부모님 성묘길을 포기하게 했으니, 난 부모님께 불효자식이 되었네.

 

엘리가 건네준 꽃다발을 솜씨가 없어 대충 화병에 꽂았는데 꽃은 역시 꽃이라서 넘 예쁘다.

친구 마음씀이 참 고맙고,

덕분에 행복한 한 주일을 시작하게 되네.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