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건너서/2023 대만

태풍으로 아쉽게 돌아선 태로각(타이루거)

여울가 2023. 9. 8. 16:14

20230905

대만은 지진과 태풍이 상존하는 섬나라이다. 제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어제 대만을 강타해서 사실 어제 일정이었던 화롄의 태로각(타이루거)을 오늘로 변경한 스케쥴이었다.

타이완 여행에서 가장 백미를 꼽으라면 바로 대만 중부 태로각(타이루거)의 절경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대만 1대 총통인 장개석이 중국이 쳐들어와서 밀릴경우 도망갈 길을 만들기 위해
사람의 손으로 만든 길이다.
대리석과 석회질로 된 산을 뚫어야 하는데
이 모든 공사를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만 공사를 했다. 

태로각의 협곡은 중부횡단도로(中橫公路)의 동쪽 끝까지 19㎞에 이르는 도로인데 침식 작용에 의해 대리석과 화강암 산이 강의 흐름을 따라 깎여 좁은 협곡을 이룬 지형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산 사이로 좁은 길이 이어지고 수백미터 아래로 흐르는 강 위에는 수십미터 높이의 대리석 기둥이 솟아 있다.
산속에 뚫린 작은 터널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이 출렁이는 다리, 폭포의 물줄기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오랜 세월에 걸친 풍화, 침식 작용으로 절벽에 수많은 구멍이 나 있는데, 이곳에 제비들이 둥지를 틀고 있어서 연자구(燕子口)라고 부른다.

타이루거는 산이라기 보다는 해발 3,000m의 직각에 가까운 대리석의 협곡이다.
억겁의 시간동안  흘러내린 물과 몰아친 바람은 돌을 깎고 닦았고 산들은 솟아올라  절경이 탄생했다.
이곳 지질이 약해서 기계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삽과 도끼만으로 길을 놓다보니 사고가 늘 뒤따랐다.
퇴역 군인과 죄수가 동원된 3년 남짓의 공사 기간동안  200여명이 사망하고,700여명이 부상을 당해야 했던 안타까운 역사를 품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협곡을 걸어보려고
타이베이에서 3시간30분을 버스로 달렸는데...
막상 입구에 도착해 보니
3천미터 절벽 산에서는 물줄기들이 사방에서 흘러내리고 낙석과 나뭇가지들이 도로에 떨어져 제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

언제 버스 지붕 위로 낙석이 떨어질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라서 눈물을 머금고 버스를 돌렸다.
폭포 구겅하고 계곡으로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를 구경했다.

섭섭해서 예전에 갔을 때  찍었던 사진 몇장을 함께 올러본다.

#대만여행
#화롄
#태로각_타이루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