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사는 즐거움

내 손을 남을 위해...

여울가 2006. 7. 3. 15:34

바퀴 달린 여앵용 가방을 들고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데..
지나가던 남학생이 거들어 주는 것이다.
요즈음 세상에 이런 학생도 다 있나?
의아심이 드는 순간...
"아줌마, 집 나왔어요?"
'그럼, 그렇지...'
머리가 약간 모자라든가, 정신지체가 아닌 담에야...

계단을 다 내려와 그냥 끌면 잘 구르는 가방을
기어코 자기가 끌겠다고 놓질 않아 달래서 보내느라
얼마나 애를 썼던지...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 가는데...
나보다 더 젊어 보이는 아줌마가
무거운 보따리를 한 손에 들고...
한 손엔 우산을 들고 낑낑대는게...
아무 생각도 없이 옆에 다가가 거들어 주었더니
움찔 놀라는 폼이라니...
그래, 남의 짐 들어 주던 자그마한 선행도 이제
아주 먼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구나...
계단 끝에 이르러 짐을 놓은 내게
활짝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대견해 보이는 내 손...
이 손으로 하루에 한번만이라도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예쁜 손...
얼마나 넉넉한 손이 될텐데...

그저 내 배 불리는데...
내 가족 뒤치닥꺼리 하는데..
남 비판하며 손가락질하는데...
그렇게만 사용하던 내 손이 아니었던가...

장마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내리는 날...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며...
앞으론 내 손을 남을 위해 쓸 수 있도록...
잘 가꾸어야겠다... (200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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