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장마와 비...바람...더위...
한꺼번에 몰아내고 우리 곁에 다가온 가을...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리들의 소풍 날...
온 세상을 불태워버릴 것 같은 어여뻐라, 오색 단풍...
우리만 보기 아깝다고 탄성 지르는 양숙...
막힐세라 늦을세라 맘 졸이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한달음에 달렸더니...
맨 먼저 와서 우릴 반기는 미라...
그것도 그냥 반기느냐...
그것이 아니제...
부등켜 안음시로 와아~~!!!! 넘 좋다~~~!!!!
집안의 살림살이 다 잊어불고...
반찬타박 해대는 신랑 눈치 안봐불고...
돈 달라 투정부리는 새끼들도 없는시상...
그야말로 우리들의 천국이 여기일세....
짐 많다고 우릴 긴장케 하더니
드뎌 도착했다...내려와라 오~버...
정예와 현숙이가 전화해서 내려가니..
옴메...이게 무엇이냐...니들 시방 살러 왔냐?
소주가 한박스에 김치통과 삼겹살...
과일도 한두가지면 내가 말을 안 하겄어...
머루 포도,사과,홍시감,단감,배,고구마,감자,양파....
정예 너는 우리들의 보물이다...보물이여...
지 직장이 올매나 좋아분지 소주도 면세가격...
그래서 박스채 들고 왔다네...
각종 나물무침에 고추장,된장 양념...그리고 상추,부추,고추...
잘 달궈진 후라이팬에 생고기를 구워가며...
배 두들고 먹자하니 더 나오는 내 뱃살아...
오늘 저녁 자고가니 음주운전 걱정없네...
길 못 찾아 헤매이던 식구들이 도착하니...
어서와라...빨리 묵어라...온 집안이 떠나가네...
혜숙이와 순금이와 종순이가 배 부르니
이제 우리 놀러가자 서둘러서 일어난다...
나이또로 갈거나... 노래방으로 갈꺼나...
쿵짝대는 소리땜시 나이또로 향했는데...
음메...기 죽어라...
우리들은 경로 우대...
손님들이 모두 모두 우리들의 아들 딸들...
다리 힘도 없지만은 시끄러워 못 살겄다...
다시 찾은 노래방이 우리에겐 제격일세...
목터져라 불러보고 땅꺼져라 흔들면서
워메 워메 좋은 시상 언제 다시 놀러 올꼬...
밤새는 줄 모르고 나누는 우스개들...
머리가 딸려부러 기억할 순 없지만은
배꼽 쥐고 웃어가며 젖은 팬티 말려가며...
온 밤을 지새우네...
그려도 서운항께 한개만 말해볼까...
어느 충청도 처자가 시집 간 첫날밤에...
얼마나 놀랬던지"고걸 다 집어 넣남유??"
그 말 들은 새신랑 왈,
"그람 냄기남유??"
하다보니 재미있네 항개는 보너스로...
눈이 귀한 전라도에 어느 겨울 눈이 왔다네...
이장님이 어느날 방송하길..
"동네 주민들...우리 동네에 눈이 * 나게 와 부렀슴다"
다음 날 일어나 보니 어제보다 눈이 더많이 와서
"동네 주민 여러분...어제 눈은 * 도 아님다..."
그런데...
그 다음날 눈이 더 많이, 그야말로 겁나게 와부러서
"동네 주민들...우리 동네 * 되부렀슴다..."
(위에 나오는 * 은 맘대로 상상하시길...)
아침밥 비벼먹고 모닝커피 한잔하고...
산책길에 나섰는데 낙엽 카펫 푹신대고...
울긋불긋 단풍나무 우리 우정 시샘하네...
분수대의 물보라와 쪽빛하늘 거울삼아...
잔디밭에 옹기종기 찐고구마 간식먹고...
호수 위에 헤엄치는 오리들을 구경함서...
얼마만큼 달렸을까...
산닭 백숙 또 먹음시로...
야들아..이제 우리 언제 또 만날끄나...
집에 가서 살림 잘해 신랑한티 예삐보여
다시 한번 뭉쳐보자 다짐다짐 해 감시로...
헤어지기 섭섭하여 눈물 콧물 닦아가며...
내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1박2일...
다시 함께 할 그날을 기대하며...
그나저나 무사히들 들어는 갔는지... (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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