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줌마들이 빙 둘러 앉아 모시풀에서 모시 실을 뽑아내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아주 아스라히 내겐 그런 기억이 있다.
모시풀의 껍질을 불에 불려서 벗긴 다음 다시 외피를 벗겨내고 내피에서 가늘고 가는 모시실을 뽑아내는데 이때 반드시 손바닥에 침을 퉤~! 뱉어서 무릎에 한두번 비벼줘야 한다.
내 나이 아마 4살 정도 되었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어릴적의 기억이 바로 이 광경이니...
그 모시실인지 아님 다른 삼베실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내 어머니는 베틀에 앉아 허리에 뭔가를 두르고 아주 작은 배모양을 한 북을 우에서 좌로 집어 넣다 뺐다 하면서 한올 한올 그렇게 베를 짜시곤 했다.
그 모양새가 어린 내겐 신기하고도 자랑스러웠던지 베 짜는 날은 막내의 어리광도 접었던 것 같다.
그런 어머니의 피를 타고 난걸까? 난 덜렁거리는 성격에도 뜨게질이나 수 놓는 일을 즐겨했고 또 솜씨도 봐줄만 하다고 스스로 인정한다..크~크
각설하고... 작년에 동대문에서 퀼트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친구가 내게 천조각을 주었다. 뭐든 나 하고 싶은 거한번 해 보라고... 나도 늘 옷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기에 겁없이 천을 받아들고 이리 저리 궁리끝에 재단을 하고 한땀한땀 바느질을 해서 원피스를 만들었다.
그런데 원피스를 만든 후에도 천이 너무 많이 남는거다. 내친 김에 둥그런 모자도 한개 만들었는데 딱, 파리 공항에 서있으면 어울림직하여 한번도 쓰고 나가 본적은 없다.(가끔씩 주제 파악이 됨)
그리고 다시 올해 남은 천을 바라보다가 숄더백을 만들기 시작하여 드뎌 완성을 하였으니 원피스에 모자에 가방까지 완전히 연두공주가 되었다.
다시는 이런 모험에 도전하지 않으리 다짐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내 작품들을 소개하고저..ㅋㅋ(속 보인다..속 보여...) 제발 나도 한개만 맹글어 달라는 애원(?)은 사양하겠음을 만 천하에 고하면서 나의 작품을 소개한다. -참고로 겉에 입은 볼레로(뜨개질)도 옷에 맞춰 만든 것임.(200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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