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사는 즐거움

국화는...

여울가 2006. 11. 21. 09:42
"국화는 향기를 바람에 실어

 구석진 곳에 쓸려온 바람에 보낸단다.

 얘들아, 너희들이 국화야...

 친구에게 맑은 눈빛으로 따뜻한 미소를 보내봐.

 서리가 하얗게 내린 차가운 이 계절이

 참 훈훈해질거야..."

 

어제 평소에 존경하는 교장 선생님을 만나서

저녁을 먹었다.

그분이 교무부장님이셨을 때 같이 근무를 했었는데

벌써 내년에 정년이시다...

나도 따라 오십을 넘겼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소년같은 동심으로 시심을 키우시는 분...

 

그분 학교에 플래카드로 걸었다는 내용이다...

예전에도 종례때마다 한말씀 하시는데 나오는 모든 단어들이

시 그 자체여서 감탄을 하곤 했었는데...

 

요즈음 학교폭력이다 집단따돌림이다해서

학교마다 아이들 생활지도, 인성지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2주일에 한번씩 플래카드 내용을 교체하신다며

학교 자랑을 늘어 놓으신다.

저런 예쁜 글귀를 보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어찌 친구들과 정답게 지내지 않을수 있을까?

 

보통 학교 교문에 내건 플래카드들은

누구 누구가 어느 학교에 합격했다...

무슨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잘하면

"오고싶은 학교..."

"사랑해요 선생님..."

"사랑으로 가르치고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뭐 이런 내용들인데...

 

그런 내용들에 비해 얼마나

획기적이고 살가운 느낌이 드는지..

감동 먹은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