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님을 생각하면 늘 꾀죄죄한 수염과 늘어뜨린 머리...
돗수 높은 안경...
기인...
그냥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듯이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내게
이번 문학기행은 너무나 많은 감동을 안겨 주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단편적인 선입관만으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
더더구나 외모는 그 사람의 인간성과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
정년 이외수님은 기인이 아니라 선인이었다.
화천군에서 이곳 감성마을에 이외수님의 집필 공간을 마련해 주고
창작활동을 지원한다는 사실도 신선한 감동이지만
그에 보답코자 모든 생활 중심을 이곳 화천을 기준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이외수님도 존경스러웠다.
TV프로그램 녹화도 서울로 가시지 않고 이곳에서 하신다고 한다.
1박 2일...부엉이(부부가 엉켜사는 이야기?)...무릎팍도사...등
춘천교대를 7년 다니다 중퇴하고
갯골분교 고용원으로 일하던 시절
계곡으로 개구리 잡으러 가는 4학년 남자 아이를 따라 갔다가
개구리가 숨어있는 바윗돌을 귀신같이 척척 알아 맞히는 소년에게
그 비결을 물었더니
"딱! 보면 알아요." 라고 했다고...
바로 감성이 이거로구나~~!!! 하고 깨달았다는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이외수님...
모월당에 성큼성큼 들어서시더니
첫말씀이
"네, 겨울입니다..."
어찌나 목소리가 우렁우렁 힘이 있는지
자그마한 체구 어디에서 저런 목소리가 나오는걸까?
慕月堂...달을 사모하는 집이라....
이외수님의 소설 속에 지구상에서 달이 사라지는,
즉 인간에게 빛이 사라지는 장면이 있는데
사라졌던 그 빛이 다시 떠오른 곳이란다...
30년동안 춘천에서 글쓰기 작업을 하셨는데
재개발로 인하여 집 주위가 어수선해서 집필질을 이전하려고 하던 차에
이곳 화천 정갑철 군수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리나라 최초로 지자체에서 작가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요즈음 우리나라 교육의 너무나 천편일률적인 보편화 교육을 지적하시면서
모두다 하는 것은 경쟁만 치열할 뿐이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제도권 교육이 인간의 감성과 창의력을 죽이고 있다.
이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에 우리도 질풍노도와 같이 살아야 한다.
내가 성공했을 때 행복해지는 사람이 많아야...
기뻐해 주는 사람이 많아야 그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우리가 많이 아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아는 것보다는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어느 대상과 합일이 되는 것이 마음(영적 에너지)이고
합일이 됨으로써 행복해 질 수 있다.
머리는 단지 우리에게 없는 근심을 만들어 줄 뿐이다.
머리로 하는 생각보다 가슴으로 하는 마음을 중심으로 살아가야 한다.
나만을 위함보다는 다른 사람의 아픔까지도 헤아려야 한다.
최고의 지혜, 열쇠는 사랑이다.
어떤 대상과 합일이 되어서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그까짓 성적 좀 떨어지는 게 대수냐?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자비와 덕과 사랑을 가슴 안에 간직하고 중시하는 사람이야말로
인간으로서의 진정한 가치를 사는 사람이다.
선생님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백수 건달로 지낼 때
사람들은 모두 지렁이를 보듯 했었다.
선생님도 정말 지렁이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징그러웠다고...
그러나 이 지렁이가 얼마나 큰 일을 해내는지...
1년 동안 먹고 토해내는 흙이 10톤이나 된디고 한다.
미국에서 박토에 지렁이를 대규모로 투여하고 습도를 맞춰줬더니
옥토로 바뀐 사례가 있다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저 지렁이를 위해 쓴글의 첫머리...
오~~!! 너 위대한 대지의 창조자여~~!!
올해 64세가 되신 선생님께 건강에 대해 여쭸더니
마음,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첩경이라고 하신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늘 갖고 살라...
생로병사 희노애락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작가로 뽑혔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순진하게 웃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우신지..ㅋ
이외수 선생님은 글을 잘쓰기 위해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라고 하셨다.
하루라도 거르면 금방 생각이 굳는다고...
선생님은 지금도 매일 트위터를 이용하여 140자의 짧은 포스팅을 하신다고 하셨다.
글을 잘쓰기 위해서는 그것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고 말해 보라...
돌에다 입을 달아서 말해 보게 하라...
소금에게 설탕을 공격하라고 해 보라...
말씀도 어찌나 잘 하시는지 두시간의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답변도 잘해 주시는 이외수 선생님...
오늘부터 선생님의 광팬이 되겠습니다.
부디 감성마을에서 건강 잘 챙기시고 건필하시길...
달을 사모한다는 모월당의 뒷보습
한지로 만든 산청어 등...이 등은 화천 주민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산천어 축제 짱]이라고 쓰여 있다.
완전히 고물이 다 된 자동차 한대가 주차장에 있어서 살짝 찍었다..
자동차의 형국으로 보아 이외수님의 자동차가 분명하다...
꽁꽁 언 연못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많이 아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많이 느까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많이 느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많이 깨닫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패션 감각이 있으시다고 했더니 모두 사모님이 코디해 주신단다...
그냥 입으라는대로 입었을 뿐이라고...ㅋ
친필 사인......사인이 정말 예술입니다요^^
주차장으로 내려 가는 길....
테크에 서리가 그린 그림이 이채롭다...
고즈넉한 눈길...저 길을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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