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건너서/2019 나트랑,무이네

베트남에 작은 그랜드캐년이 있다? 무이네 요정의 샘...

여울가 2019. 12. 15. 10:53

무이네에는 작은 그랜드캐년이 있다고 해서 사뭇 기대가 컸다.

그곳은 '요정의 샘(Fairy Stream)'이라는 곳인데

선녀계곡이라는 한자표기가 보였다.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하여

요정의 샘이라고 부른단다.

 

요정의 샘에 들어가는 입구에 이르니

두리안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냄새를 따라 들어서고 고니

황토색 물이 흐르는 계곡이 나타났고

신발을 입구에 벗어놓고 모두 맨발로

흐르는 물을 거슬러서 위로 걸어갔다.

 

하얀 석회암과 붉은 황토흙이 유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풍화, 침식 작용으로

골이 파이고 계곡을 이루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물은 맑을테지만 미세한 황토가루가 섞여서

흐르고 있어서 황톳물처럼 보였다.

왕복 한시간 정도 걸리는 요정의 샘은

그랜드캐년이라기 보단 브라이언캐년에 더

가까운 곳이었다.

또는 중국 곤명의 석림을 닮은 곳도 있었다.

 

기기묘묘하게 솟아있는 바위산?도 아니고

황토흙산 내지는 석회암산의 흐르는 듯한

비경들이 눈을 사로잡아 사진도 찍고,

정글을 가듯이, 개울을 건너듯이,

부지런히 걷다보니 드디어 작은폭포가

나타났다.

 

우리 일행 중 끝까지 걸어 올라간 사람은

나와 친구밖에 없어서 돌아와보니 기다리는

분들에게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연인들이 손을 잡고 맨발로 가는 황토가루의

촉감을 느끼면서 이 계곡을 걷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시간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