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경기도

[포천]봄비에 젖은 산정호수

여울가 2018. 5. 2. 17:31

 

언니 집에서 일박을 하게 되니

그동안 쌓였던 이야기가 끝이 없다.

저녁 12시가 되어도 잘 생각이 없는

언니들...

 

71세 연세로 요양보호사 공부를 하고

있는 언니의 열공 교과서와 문제지를

좀 살펴보니 엄청 유익한 내용들이 많다.

언니의 용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형부께서는 우릴 대접한다고 저수지에서 붕어 낚시를 하셨다고...실로 오랫만에 맛본

붕어찜의 깊은 맛이 어렸을 적 엄마가 끓여주셨던 바로 그 맛이 나서 엄마를 추억했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이런 봄날에

분위기 좋은 산정호수를 안 보고 갈 수는 없다면서...

간밤의 비로 인공폭포의 물도 불어나서

멋진 자태를 뽐내며 우릴 맞이했다.

 

산정호수에는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인적이라곤 우리들 밖에 없어서 고즈넉한

분위기가 그만이었다.

 

집에 와서 뉴스를 보았다.

어젯밤 영암에서의 미니버스와 승용차의

충돌사고로 밭일을 끝내고 귀가하시던

할머니 8명이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내 초등 동창의 어머니와 우리 마을 형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일흔도 훨씬 넘으신 그분들께서 순주들에게 용돈이라도 한푼 쥐어주려고 밭일을 하시다가

그런 일을 당하셨으니 산다는 게 참 허망하고

생전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져 우울하고도

서글프다.